[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서민교 기자] “작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LG 트윈스 ‘캡틴’ 이진영(35)이 올해 느끼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분위기는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신선함’이다. 젊은 선수들의 대거 캠프 참여로 넘치는 파이팅이다. 그리고 또 하나, 마운드의 그늘에 가려졌던 타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다저스 훈련캠프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찾은 애리조나 캠프라서 적응도도 높다. 2년차 주장 이진영의 눈에 비친 캠프도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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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캡틴 이진영이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프링캠프장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팀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LG는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암흑기 청산에 성공하며 감동적인 두 시즌을 맞았지만, 아쉬움은 있다.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이진영은 서두르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의 ‘한 계단씩’ 지론과 맞물려 있다.
“작년은 정말 시즌이 길었다. 초반에 안 풀리기도 했고 사건도 많았다. 최하위에서 올라가는 과정은 내 야구인생에서도 처음 느껴 본 스토리였다. 돈 주고도 얻지 못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도 처음부터 치고 나가자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건 욕심이다. 작은 부분부터 이겨내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힘이 컸다. 선발진이 버텼고, 불펜이 강력한 뒷심을 발휘했다. 야수인 이진영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단지 ‘팀 LG’였다.
“투수들이 잘 던져줘 큰 힘이 된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린 팀이다. 투수가 잘해줬기 때문에 타자들도 분발할 수 있었다. 야구 경기는 어쨌든 득점을 해야 이긴다. 시즌 후반에 역전승도 많았고, 득점권 타율도 높았다. 이젠 투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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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LG의 우승을 꿈꾸는 이진영은 오늘도 치열한 경쟁의 한 가운데서 뛰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고참들이라고 해서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타율 3할을 쳤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린 항상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서 주전을 한 것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은 형들과 똑같이 하면 안 된다. 피나는 훈련을 해서 이겨야 한다. 지금은 선의의 경쟁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아직은 고참들이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이진영의 고민은 개인적인 것이 없었다. 항상 웃는 얼굴로 그라운드에 나서지만,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엄청난 무게로 짓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연봉 계약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대박 선수들도 다른 세상 같다. 그는 “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난 시즌이 끝나면 어떤 역할을 해야 팀에 도움이 될지 고민에 빠진다. 나 스스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게 고민을 하지만,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다. 우승을 하면 모든 대가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다른 팀들은 전력이 보강됐다. 우린 FA 영입도 없었고 부상 선수도 있다. 주장으로서 또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것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을 믿는 것이다.”
이진영에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의 끝은 또 팀이었다. “144경기가 처음이기 때문에 변수가 정말 많을 것이다. 체력 훈련이 첫 번째다.
이진영의 2015년 스프링캠프 시계는 그렇게 팀을 생각하며 흐르고 있다. 1994년 이후 21년만의 우승을 꿈꾸며.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