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33, 한신 타이거즈)의 메이저리그를 향한 내심은 어떨까. 아직은 거론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 공식적인 그의 입장이었다. 당장은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오승환의 생각. 하지만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모든 가정은 열려있었다.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훈련장에서 올 시즌을 위해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오승환을 현지에서 만났다.
▲괌 목표는 잘 이뤄졌나
일본 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시즌 중에 잘하는 것이 겨울 캠프의 하나의 목표다. 그것이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에 괌에서의 목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 |
↑ 사진=스포츠인텔리전스 제공 |
그런 것도 있고, 작년보다 체중을 많이 늘렸다. 그게 체중만 많이 늘렸다기 보다 근육량을 늘렸다. 웨이트의 강도를 2배 정도 늘린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이 올린 상태다.
▲ 이유는 무엇인가?
작년에 시즌 초반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힘이 부쳤다. 그걸 느껴서 올해는 1년 내내 같은 컨디션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 안 재어 봐서 모르겠는데 97~98kg정도로 괌에 들어와서 7~8kg 빠졌다. 지금은 한 그 정도의 반? 그렇다고 해서 안 먹고 빼는 것은 아니고 몸무게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근육량은 늘렸고 체지방은 조금 빠졌다. 시즌 때 94~95kg 정도를 유지한다.
작년에는 초반에 고생을 조금 했다. 모든 것이 다 처음이고 하니까 살이 많이 빠졌다. 내가 딱 와닿게 느끼는 것은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조금 있었던 것 같다. 많이 먹고 노력을 했다. 잘 안찌더라.
▲ 훈련을 함께 한 권보성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들으니 체중을 많이 늘리니 공 던지는 것이 편하다고 하던데?
확실히 공 던지는 것이 편하고 한 달 넘게 쉬면서 공을 던졌지만 몸을 만들어서 공을 던지니까 어색하거나 그런 것도 없고 더 편한 것 같다. 지금 상태로는 조만간 하프피칭해도 될 정도로 괜찮다
2월1일부터 곧바로 공을 던지나
합류해서 바로 던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코치님과 얘기해보고 천천히 페이스를 맞춰볼 생각이다. 지금부터 애들은 공을 던지고 있다.
![]() |
↑ 사진=스포츠인텔리전스 제공 |
선수들끼리 서로 뭔가를 배운다기보다 운동하는 것들만 봐도 서로 보고 배우는 부분이 있다. 그 친구들도 저를 보고 배우고 저도 배우는 것이다. 제가 무엇을 알려준다기보다 같이 운동을 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외국인선수를 따라 캠프를 온다는게 흔치 않다.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나
시즌 끝나고 선수들이 와서 먼저 같이 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구단도 허락을 해줬다. 원래는 더 많은 친구들이 올 예정이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 온 친구들도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오지 않을까 싶다. 좋은 건 내 스스로가 게을러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 친구들이 저를 보러 왔기 때문에 스스로가 ‘게을러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범을 보여야하니까(웃음).
시즌 종료 후 한신 선수들이 서울에도 놀러오고 가이드를 해주기도 했다
가이드를 해줬다기보다 선수들이 일정을 마치면 같이 가서 저녁에 같이 식사도 하고, 맥주도 한 잔 마시고 하면서 그런 시간을 보냈다. 다 친하다. 용병이지만 내가 먼저 다가서려고 했다. 한국에 있을때도 많은 용병들을 보아왔다. 그렇게 먼저 다가가는 선수들이 더 잘 적응하더라.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한신 선수들이 지난해 삼성과 연습경기를 해보고 타격에 대해 놀라움을 표현했다고 들었다.
일본 타자들과 치는 것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쉽게 이야기를 하면 위압감이 있다는 것이다. 타격의 개개인의 성향이 다 다르지만 실투하나에 홈런이 나오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1번부터 9번까지 누구나 할 것 없이. 한국타자들의 힘이 느껴진다고 하더라. 그 친구들이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 립서비스는 분명 아니었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자들이 자기 스윙을 하는것을 느꼈다고 하더라.
일본의 레전드 투수인 에나쓰가 투구폼을 고쳐주고 싶다고 했는데?
나도 괌에서 기사로 접해서 알았다. 그건 가봐야 알 것 같은데 그 분에게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이야기를 듣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몸에 가장 맞는 방법으로 노력은 해봐야 될 것 같다.
투구폼을 고치려는 지도자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는 특유의 투구폼을 유지하는 것이 맞았다.
나의 투구폼을 크게 고치지는 못할 것이다. 거기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조언을 듣는 것이지 큰 틀을 놓고 고치지는 않을 것 같다.
지난해도 세트포지션에서 와인드업 동작을 크게 하면서 여름 잠깐 부진했을 때 돌파구를 마련한 적이 있다. 투수코치의 조언을 받았나?
그 부분은 새롭게 해보는 것이다. 지금 안좋다고 해서 투구폼을 바꾸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하면서 밸런스를 찾아가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렇게도 던져보고 저렇게도 던져보면서 분위기 전환도 되고 타자도 그렇겠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투수는 그렇게 기분이 바뀌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한다. 한 방법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코치님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뭐 나도 그렇게 제안을 해서 이뤄졌다.
센트럴리그보다 퍼시픽리그 타자들한테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퍼시픽리그 타자들에게 약했던 것이 아니라 교류전 기간에 컨디션이 안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타자들에게 약점이 노출되거나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그때가 맞물렸던 것 같다.
![]() |
↑ 사진=스포츠인텔리전스 제공 |
특정 팀이나 특정 타자에 대해서 파악을 했거나 그런 부분은 전혀 없다.
올 시즌 어느 정도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나
매년 이야기하지만 세이브 숫자보다도 정말 25세이브를 하더라도 평균자책점이 1점대 초반이나 0점대 후반을 유지하면서 블론세이브를 3개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좋은 성적인 것 같다. 그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성적이라고 한다. 세이브 숫자는 팀 성적에 따라서 좌우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부분(평균자책점+블론 세이브)은 투수 본인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수비쪽으로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해 방망이 실력도 뽐냈는데 타격 욕심은 없나?
타격 말인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보면 지난해보다 타격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1이닝 이상을 던지는 일들이 시즌 초에 비해서 많았다. 그런 기억들이 분명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기용이 조금 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과 포스트시즌서 1이닝 초과 등판과 연투가 늘면서 혹사 논란에도 시달렸다
논란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 내 스스로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1경기를 이긴다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제가 만약 보직이탈을 하게 된다면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모두 손해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투에 대해서는 마음의 자세는 되어 있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공 1개, 1개의 피로도가 쌓이기 때문에 1년의 144경기를 긴 시즌을 소화하면서 엔트리를 빠지지 않고 소화하려면 그러 점들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일본 언론들은 체중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 구속을 함께 늘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던데
그쪽 언론들은 원래 타이틀을 자극적으로 뽑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여기서 웨이트의 강도를 2배로 높인다고 해서 볼 스피드가 10km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구속 증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다.
최형우 선수가 최근 해외 진출에 대한 의사를 드러냈다.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는 입장에서 의견은 어떤가
그건 본인의 생각이기 때문에 내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일단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 일단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다만 최형우 선수는 좋은 타자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제가 일본에서 통한다 안 통한다를 내가 먼저 논한다는 것은 그렇지만 일본이건 한국이건 저렇게 좋은 타자들은 몇 없다. 미국은 내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서 일본쪽의 경계심이 상당하다. 본인의 의사는 어떤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있고 내가 할 일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 계약 부분은 또 에이전트가 있으니 그쪽에서 알아서 할 문제 같다 . 내가 먼저 어느 무대나 팀에서 뛰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보다 경기장에 좋은 성적, 좋은 모습으로 보여줘서 원하는 팀들이 많으면 그 부분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잘 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