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무조건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다른 사례들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도 아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해외 무대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4번타자 최형우(32)가 ‘해외진출 의사’를 내비친 폭탄발언의 진의를 밝혔다. 최형우가 “올 시즌 종료 후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22일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못하지만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그간 전혀 해외 진출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던 최형우였기에 ‘폭탄발언’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22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훈련장서 진행되고 있는 괌 1차 전지훈련캠프서 최형우를 만나 속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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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그의 말처럼 이전까지 최형우는 FA라는 멀리 있는 목표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의식하지 않았다는 그의 말은 정말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제와서 해외진출이라는 생각까지 갖게 됐을까. 최형우는 “해외진출은 야구 선수라면 다들 갖고 있는 꿈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꿈을 잊고 살고 있었다”며 “그렇게 어떻게 오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아시다시피 삼성에서 뛰면서 많은 것들을 이뤘다. 통합 4연패도 하고 그러다보니 잊었던 꿈이 생각났다”며 해외진출을 마음먹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최형우는 “만약 상황이 그렇게 이뤄지고 나를 원하는 제안들이 있다면 갈 의향이 있다는 뜻이었다”며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단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발언이 아니다. 최형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전에 구단에 어느 정도 내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미 구단과 최소 단계의 조율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형우는 “물론 구체적인 전제 등의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만약 진출을 시도한다고 해도 구단에서 강하게 붙잡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 통합 4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한 최형우인 만큼 의지를 내보인다면 삼성이 강하게 잔류를 요구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
최형우의 해당 인터뷰가 나온 이후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강정호의 MLB 포스팅 진출 사례’를 보고 자극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간 저평가를 받아왔던 최형우에게 한 번 더 드리운 편견의 굴레였다.
최형우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웃음). 알다시피 나는 성적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야구장에서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것이 나의 평소 모습이다. 내가 어떻게 야구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주위에 흔들리지 않고 야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위에서 ‘저평가’ 같은 말들도 하시지만 정작 나는 악플에도 신경 쓰지 않고 그런 냉정한 시선들에도 개의치 않는다. 만약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다고 해도 큰 상관이 없다. 한국에서 계속 뛰는 것도 역시 좋다. 도전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큰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시선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날 시종일관 유쾌하게 인터뷰에 응한 최형우는 “그래도 꿈조차 꾸지 못했던 사람이 이제
일단은 우선 올해 활약이 먼저다. 가정의 상황을 두고 의지를 내보인 정도라는 것이 최형우의 설명. 하지만 최형우가 올 시즌 놀라운 활약을 한다면 이 가정이 실제로 이뤄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수면 위로 가라앉을 이야기는 추후 다시 재논의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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