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현대축구에서는 중앙 공격수도 왕성한 체력과 넓은 활동범위를 요구받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아스널 FC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29·프랑스)가 극도로 높은 페널티박스 득점비중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스널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4-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원정에서 2-0으로 이겼다. 지루는 선발 중앙 공격수로 교체 없이 끝까지 뛰었다. 이번 시즌 리그 처음이자 공식전 2번째 풀타임이다. 후반 22분 세트피스에서 골 에어리어 정면으로 이동하여 미드필더 산티 카소를라(31·스페인)의 도움을 헤딩하여 2-0을 만들었다.
![]() |
↑ 지루(오른쪽)가 맨시티와의 EPL 원정경기 득점 후 ‘팀 2번째 골’임을 손가락으로 표시하고 있다. 17번은 알렉시스 산체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EPL로 한정하면 통산 81경기 33골 14도움이 된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리그 33골 중에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득점이 32회로 무려 97.0%에 달한다.
유럽프로축구에서는 페널티박스 득점에 최적화된 공격수를 ‘박스 안의 여우’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식신장 192cm와 탁월한 제공권을 자랑하는 지루는 노련한 ‘여우’이기보다는 ‘곰’에 더 가까운 이미지이긴 하나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구역이 페널티박스임은 분명하다.
물론 현대축구 공격수답게 수비 공헌에 대한 의지나 체력이 부족하진 않다. 그러나 공 소유 유지 능력이 떨어져 이선에서 안정적으로 공격 전개에 이바지하긴 어렵다. 반면 상대가 견제하기 전에 원터치로 신속하고 간결하게 공을 처리하는 능력은 탁월한데 이는 골문과 가까울수록 유용하다. 여기에 높이의 우위가 더해지니 자연스럽게 페널티박스 득점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 |
↑ 지루(12번)가 맨시티와의 EPL 원정경기에서 헤딩골을 넣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그러나 모든 팀에 메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간접 프리킥이나 중장거리 패스/크로스를 받아 페널티박스에서 상대 견제를 이겨내고 머리와 발로 슛하는
아스널은 전통적으로 EPL 최상급의 기술완성도로 평가된다. 이런 팀에서 페널티박스 득점에 최적화된 지루가 주전으로 활약한다는 것은 현대축구에서 고전적인 유형의 중앙 공격수도 얼마든지 잘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은 지도자가 어떻게 쓰고 누구와 함께 뛰느냐가 중요하다.
[dogma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