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울산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단단히 뿔이 났다. 서울 삼성을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기자회견장서 단답형으로 일관했다. “한 번 삐치면 말도 걸면 안 된다”던 유재학 감독의 말이 사실이었다.
라틀리프는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서 38점 18리바운드 5블록을 기록하며 팀의 100-75 승리를 이끌었다. 골밑을 지배한 라틀리프의 존재는 삼성의 키스 클랜턴과 찰스 가르시아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 울산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서울 삼성 키스 클랜턴의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이유가 있었다. 라틀리프는 지난 11일 올스타전서 29점 23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기자단 투표 결과 MVP를 받지 못했다. 올스타전 MVP는 김선형에게 돌아갔다. 당시 라틀리프는 크게 상심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틀이 지났으나 그때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올스타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에 충분히 상심할 수 있는 결과였다.
라틀리프는 이날 기자회견서 5가지 질문에 모두 한 문장을 넘기지 않는 단답형 대답을 쏟아냈다. 라틀리프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어느 선수도 상관없다”, “하던 대로 하겠다”,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등 성의 없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올스타전 MVP를 받지 못해 아쉬웠던 당시 심정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순간 기자회견장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라틀리프가 MVP를 받지 못해 삐쳐 있다. 한 번 삐치면 말도 걸면 안 된다”고 했다. 이날 라틀리프는 큰 점수차에도 불구하고 4쿼터 종료 직전까지 뛰며 30분45초를 소화했다. 유 감독이 라틀리프의 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을까. 하지만 유 감독은 “요즘은 15점
라틀리프가 언제쯤 틀어진 기분을 풀까. 올 시즌 모비스의 살림꾼 역할을 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라틀리프는 동료 양동근과 함께 정규리그 강력한 MVP 후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외국인선수상을 폐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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