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이근호(30·알자이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선발 데뷔전에서 동료의 공격 지원이 아쉬웠음에도 노련함으로 팀에 공헌했다.
한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쿠웨이트와의 2015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근호는 4-3-3 대형의 선발 중앙 공격수로 교체 없이 끝까지 뛰었다. 아시안컵 통산 2번째이자 첫 선발출전이다. 일본과의 2007년 3위 결정전(승부차기6-5승)에서 전반 39분 투입되어 81분을 소화한 것이 이근호의 유일한 아시안컵 경험이었다.
이근호는 페널티박스를 주 활동영역으로 삼는 전형적인 중앙 공격자원이기보다는 좌우 날개로도 뛸 수 있는 기동성과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이다. 따라서 이근호가 단독 중앙 공격수로 기용될 경우 ‘제로톱’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이근호를 제로톱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AFC 공식자료를 보면 이근호(11번)는 다른 팀원과 확연히 구분되는 ‘원톱’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부지런히 쿠웨이트 수비 배후나 측면으로 움직이는 이근호를 활용하는 전진 패스는 드물었다.
좌우 날개 남태희(10번)와 김민우(8번), 공격 시에는 중앙 미드필더이기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웠던 전반전의 이명주(15번), 오만과의 A조 1차전에서는 선발 중앙 공격수였던 조영철(9번) 모두 이근호와의 간격이 상당했다. 효과적인 연계로 이근호를 지원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근호는 어느덧 72번째 A매치를 뛰는 선수답게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맞이했다. 전반 30분 김민우가 센터서클 안에서 구사한 전진 패스를 쿠웨이트 배후를 파고들며 받아 페널티박스 선상에서 오른발로 슛했다. 비록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한국의 첫 번째 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것은 호평받을만하다.
후반에도 역시 적극적인 자세가 주효했다. 이근호는 후반 16분 골키퍼 김승규의 장거리 킥을 쿠웨이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공을 따낸 후 골키퍼의 저지를 피해 오른발 슛까지 했으나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상대의 간담이 서늘해질 만한 공격이었다.
남태희·김민우와의 연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졌다. 남태희의 패스를 쿠웨이트가 막지 못한 것을 이근호가 후반 19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후반 22분에는 김민우가 페널티박스에서 왼발로 유효슈팅을 하
1차례 유효슈팅과 패스성공률 57%에 그친 이근호의 아시안컵 선발 데뷔전을 마냥 칭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상자 속출로 선수 구성이 대거 바뀐 어려운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과 자신의 장점을 살려 활로를 연 것은 인정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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