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액수와 규모까지 거론되는 등 입단이 임박한 강정호(28)가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진의 판도를 바꾸게 될까.
미국 언론을 통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협상을 펼치고 있는 강정호의 계약 규모에 대한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의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 닉 카파도는 12일(한국시간) 강정호 협상 분위기를 전하며 예상 계약 규모로 4년 2000만 달러를 꼽았다. 앞서 ‘CBS스포츠’등의 현지 언론이 4년 계약을 거론한데 이어 계약 규모까지 제기된 것이다.
같은 날 피츠버그 현지 언론을 통해 강정호의 계약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계약의 성사 여부 자체는 매우 낙관적이다. 주목할 점은 강정호의 예상 계약기간과 연간 연봉의 규모다.
![]() |
↑ 사진=MK스포츠 DB |
연간 500만달러는 피츠버그의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으로, 주전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몸값이다. 거기에 4년이라는 계약 기간은 핵심적인 선수로 장기적인 계획에 포함될때만 가능한 기간이다.
결국 예상대로 된다면 강정호가 해당 내야진의 백업이 되는 것이 아닌, 전체 내야 퍼즐의 판도를 바꿀 핵심이 되는 셈이다.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포스팅 한 판단이 당장 2015시즌 주전 전력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플랜도 염두에 두고 접근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도 일부 풀리게 된다.
현재 피츠버그 내야진은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 2루수 닐 워커, 3루수 조시 해리슨, 유격수 앤디 머서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워커와 알바레스는 2016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며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연봉 조정 자격신청이 생겨 몸값이 훌쩍 뛸 가능성이 높다.
앞서 ESPN은 “강정호의 영입이 피츠버그 내야진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용대로라면 당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워커다. 워커는 지난해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6타점의 타격성적을 기록하며 2루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포지션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났던 선수였다는 뜻. 워커는 동시에 골드글러브 후보에도 오를 만큼 수비 실력도 탄탄하다. 그런데다 피츠버그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올해 입지 자체는 흔들릴 여지가 없다.
하지만 워커는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면서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른 적이 단 한차례밖에 없을 정도로 부상이 잦다. 거기에 더해 현지에서는 피츠버그의 장기계약 제안을 워커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기량이 출중한 워커의 입장에서는 스몰마켓인 피츠버그의 계약을 받아들이기보다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워커를 올 시즌 중이나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많은 미국 언론들이 강정호가 2루수로 전향할 것이라고 본 이유도 워커의 거취와 연관이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유격수들이 가장 많이 겸하는 포지션이 2루수이며 적응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편이다. 동시에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라면 2루수를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다.
강정호가 원포지션인 유격수로 활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2013년 타율 2할8푼5리를 기록했던 조디 머서는 지난해 타율이 2할5푼5리로 떨어졌다.
거기에 현재 몸값이 싸고 FA 이전까지 서비스타임도 많이 남아 있어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지 언론들은 강정호의 영입 이후 트레이드 카드로 워커, 머서, 알바레즈를 두루 거론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