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번인데 너무한 거 아냐?”
지난해 ‘강한 1번타자’로 화끈하게 사자 군단을 이끈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를 향한 타 구단 관계자들의 볼멘소리였다. 나바로는 지난 시즌 타율 3할8리에 31홈런 98타점 OPS 0.969를 기록했으니 할 말이 없다. 4번 같은 1번이 지난해 프로야구를 지배한 리드오프 열풍이었다.
LG 트윈스도 동참했다. 정성훈이 깜짝 리드오프로 나서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정성훈은 지난 시즌 1번으로 나선 171타석에서 타율 3할5푼4리 20타점 6홈런 22볼넷 OPS 0.988을 기록했다. LG의 반전 드라마를 이끈 선봉장이었다.
↑ LG 트윈스의 2015 리드오프는 누굴까. 최선책은 정성훈이 아니다. 사진=MK스포츠 DB |
박용택도 LG의 리드오프를 맡아왔다. 지난 시즌 1번으로 나선 264타석에서 타율 3할3푼9리 25타점 4홈런 41볼넷 OPS 0.896을 기록했다. 하지만 도루는 11개에 그쳤고 3번으로 나선 260타석에서 타율 3할6푼3리 44타점 5홈런 OPS 0.933으로 더 강했다.
정성훈과 박용택은 타순에 상관없이 제 몫을 해주는 타자들이다. 리드오프로서도 매력은 분명 있지만, 2~3번에 있을 때 더 강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를 감안하면 리드오프로서 빠른 발의 장점은 버려야 한다. 사실상 차선책인 셈이다.
최선책은 역시 오지환이다. 지난 시즌까지 붙박이 유격수로서 수비력은 확실한 신뢰를 얻었다. 과거의 불안한 모습은 사라졌다. 가끔 실책은 나오지만 안정감에 있어서 일취월장했다. 문제는 타격이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에도 타격의 한계를 뚫고 나오지 못했다. 시즌 타율 2할6푼2리에 머물렀다. 삼진을 102개나 당했고 OPS도 0.767에 그쳤다. 특히 1번으로 나선 104타석에서 타율 2할2푼1리로 부진했다.
하지만 오지환의 강점은 분명히 있다. 주력과 장타력은 여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지난 시즌에도 28도루를 올렸고, 2루타 20개에 3루타와 홈런을 각각 8개 기록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시즌 타율이 소폭 상승 중이라는 것. 지난 시즌 타율이 커리어 하이였다.
오지환이 타격에서만 알을 깨고 나온다면
양상문 감독도 오지환의 리드오프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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