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전주 KCC의 경기가 열렸다.
9위 전주 KCC와 10위 서울 삼성의 격차는 단 0.5경기, 오늘 결과에 따라 꼴찌가 뒤바뀔 수 있는 운명이었다. 이에 따라 KCC 허재 감독은 지난 12월 9일 서울 SK전서 발목과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재활에만 전념하며 코트에서 나서지 못한 하승진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2쿼터부터 코트에 나선 하승진은 삼성의 추격이 거세지자 마지막 4쿼터 때 다시 투입됐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한 지 하승진은 삼성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안면을 맞은 뒤 그대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하승진의 코에는 피가 났다.
응급처치를 마치고 간신히 몸을 추스른 하승진은 일어나서 반대쪽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이동 도중 하승진은 삼성 홈팬의 참을 수 없는 비아냥을 듣고 관중석을 향해 뛰어들려 했다. 관계자가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KC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욕설과 함께 "열심히 뛰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꾀병 부리지 마라"라는 식의 뉘앙스였다고 한다. 대노한 하승진은 수차례 관중석으로 뛰어들려 했지만 관계자들의 만류에 흥분을 억누른 채 라커룸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 새해 첫 경기, 7연패에 빠진 팀.. 하승진은 팀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누구보다 열심히 코트를 뛰었다. 코뼈 부상을 입은 극한의 상황에도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던 그를 격분하게 만든 빗나간 팬심.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죽는다' 라는 말이 있다. 그 돌에 맞은 하승진은 크나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자기 팀만 존중해야 할 것이 아니라 상대 팀도 존중할 줄 알며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성숙한 팬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허재 감독이 이끄는 KCC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15 KCC 프로농구 4라운드 맞대결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를 71-69로 눌렀다. 이로써 KCC는 7연패 부진에서 빠져 나오면서 새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삼성은 2연승에 도전했지만 안방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 코뼈 부상 입은 하승진 |
↑ 하승진, 코뼈 부상에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
↑ 하승진, 코뼈 부상에 안타까운 모습 |
↑ 관중의 야유에 가던 길을 멈춘 하승진 |
↑ 하승진, 나 말리지 말라고요! |
↑ 하승진, 관중의 야유에 격분한 모습 |
↑ 하승진, 관계자가 말려도 |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곽혜미 기자 / clsrn918@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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