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과거는 묻지마세요.” 철지난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2015시즌을 준비하는 LA다저스의 선수 영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다저스가 대만 출신 투수 차오진후이(34)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차오진후이는 지난 2009년 대만프로야구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것이 적발돼 추방됐고,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영입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제도적 장애물은 없지만, 승부조작을 시도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 LA다저스가 승부조작 시도 전과가 있는 차오진후이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그가 한 일만으로도 큰 잘못이었기에 대만 리그에서 추방됐다. 이후 그는 호주 리그 소속인 아들레이드 바이트와 계약을 시도했지만, 호주 리그 사무국이 승인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5년간 경기에 나서지 않은 그는 개인 훈련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승부조작은 중대한 범죄로 취급한다. 1919년 벌어진 블랙삭스 스캔들로 8명의 선수들이 추방됐고, 4256안타를 기록한 피트 로즈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다저스가-사무국이 승인을 했다고 하더라도-이런 계약을 추진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 있는 일이다.
현지 언론의 비난이 빗발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LA타임즈’는 “프리드먼 사장은 관용의 사나이”라면서 영입 작업의 총 책임자인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눴다. “블랙삭스 스캔들도 법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차오진후이가 법정에 서지 않은 것이 용서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기에 프리드먼이 탬파베이 단장 시절 강간 혐의로 40일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전과가 있는 불펜 투수 조시 루크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까지 거론하며 그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프리드먼이 도덕성에 의심을 받은 사례는 또 있다. 그는 이번 오프시즌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내주면서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야스마니 그랜달을 데려와 한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취재진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약물 복용을 그만둔’ 그랜달의 경기력에 관련된 질문에 침묵과 회피로 일관했다. 승부조작 전과가 있는 선수, 그것도 5년을 쉰 선수를 영입하려 한다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시도는 아니다. 이번 영입 시도와 관련해서도 같은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더 큰 논란을 일으킬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