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거리다 병신 되면 못 가리.”
120년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농민군이 부른 노래다. 갑오년(1894년)에 성공 못하고 을미년(1895년)까지 미적거리다 병신년(1896년)이 되면 못 이룬다는 내용의 노래다.
120년이 지나고 또 다른 을미년이 왔다. 지난 갑오년 빅리그 진입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한국인 마이너리거들에게 올해는 중요한 해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다음 해인 병신년에는 더 기회의 문이 좁아질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결국 메이저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로스터 확장 기간을 노려봤지만, 오히려 볼티모어는 그를 40인 명단에서 제외하며 기회의 문을 닫아버렸다.
↑ 윤석민은 지난 시즌을 트리플A에서 보냈다.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서는 달라진 모습이 필요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트리플A 노포크에서 23경기(선발 18경기) 95 2/3이닝을 던지펴 평균자책점 5.74. 67개의 탈삼진을 뺏는 동안 26개의 볼넷과 15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다.
신분상 마이너리그 선수가 된 그는 다음 시즌 스프링캠프를 초청 선수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2015, 2016시즌 보장된 마이너 옵션 거부권도 25인 명단 안에 포함되어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경쟁은 만만치 않다. 구단이 첸웨인에 대한 옵션을 실행하며 지난 시즌 선발 자원이 모두 잔류했다. 볼티모어는 지난 시즌 지구 우승팀이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이학주는 지난 2013시즌 당한 무릎 부상에서 회복에 성공했다. 유격수로서 92경기를 소화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필딩율도 0.952로 평균(0.947) 수준을 회복했다. 문제는 타격이다. 타율 0.203 출루율 0.287 장타율 0.276으로 부진했다. 2013시즌 부상 이전 성적(타율 0.422 출루율 0.536 장타율 0.600)이 아쉬워 보인다.
탬파베이는 최근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영입하며 기존 주전 2루수 벤 조브리스트를 트레이드 시장에 올렸다. 이들의 내야 재편 계획에 아직 그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40인 명단에 포함된 그가 ‘만년 유망주’를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격이든 수비든 한쪽에서라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최지만은 지난 시즌 금지약물 복용으로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트리플A 타코마에 복귀, 70경기에서 타율 0.283 출루율 0.381 장타율 0.392 5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자를 목표로 한 선수가 타자 친화적인 환경의 리그에서 5홈런에 그쳤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신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듯, 2014시즌 외야수로 26경기에 출전하며 포지션 변화를 꾀했다.
↑ 최지만은 지난 시즌 장거리 타자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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