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고심 끝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그러나 가려운 곳을 완벽히 긁지는 못했다. 핫코너 고민은 덜었지만, 4번 거포의 갈증은 남겼다.
LG는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완료했다. 한나한은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내야수다. 수비는 수준급이다.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한나한은 3루를 주로 맡다가 2013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1루수와 지명타자, 대타자로 주로 나섰다. 어깨 수술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수술 이후 2~3년이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 현지 메디컬 테스트 결과는 이상이 없었다. LG측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다. LG는 한나한에게 내야 수비의 공백이었던 3루를 맡길 계획이다.
↑ LG 트윈스가 영입한 새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 사진=MK스포츠 DB |
내야 새 판이 짜여졌다. 정성훈(1루수)-손주인(2루수)-한나한(3루수)-오지환(유격수)은 꽤 안정적이다. 한나한이 3루 뿐 아니라 1루, 2루에서도 수준급 수비를 보여준 유틸리티 내야수라는 점도 강점이다. 양상문 LG 감독도 “수비 하나는 걱정이 없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문제는 수비가 아닌 타격이다. 한나한을 영입했으나 LG의 오랜 거포 갈증 해소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었다. 한나한은 거포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61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 29홈런 175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능력을 떠나 잠실구장 담장을 시원하게 넘길 한 방이 있는 타자는 아니다.
한나한이 과연 LG의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한나한이 아닌 이병규(7번)가 붙박이 4번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한나한은 5번 혹은 6번 타순이 유력하다.
이병규는 올 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 110안타 87타점 16홈런 74볼넷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양 감독이 믿고 맡긴 ‘토종 4번’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팀들과 비교해 위협적인 4번은 아니다. 이병규가 넘긴 16홈런은 팀 내에서는 최다 기록이지만, 나머지 8개 팀 거포들과 비교해서는 초라한 숫자다. 올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내년 더 큰 기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가정일 뿐이다.
양 감독은 한나한에 대해
‘핫코너 거포’가 없는 한정된 외인 시장에서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LG 유니폼을 입었던 두 외국인 타자 조쉬벨과 브래드 스나이더가 수비가 아닌 타격 때문에 퇴출 됐다는 사실은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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