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다투는 아시안컵, 그 무대는 박주영(알 샤밥)과 인연이 없었다. 박주영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끝내 외면당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제외됐다.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이 22일 확정 발표됐다. 공격수 포지션에 박주영의 이름은 없었다.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이정협(상주)이 슈틸리케호 공격수로 낙점을 받았다.
이로써 박주영은 생애 첫 아시안컵 출전 기회를 놓쳤다. 2007년, 2011년에도 아시안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주영은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월드컵 3회(2006년·2010년·2014년), 올림픽 2회(2008년·2012년), 아시아경기대회(2006년·2010년) 등 큰 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했다. 하지만 아시안컵만은 나가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박주영이 유일하게 뛰지 못하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다음 기회는 있다. 4년 뒤 박주영의 나이는 33세. 차두리(34·서울), 곽태휘(33·알 힐랄)이 슈틸리케호에 승선했지만 박주영이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 박주영은 3회 연속 아시안컵에 불참한다. 이번에는 아프지 않다. 소속팀의 반대도 없다. 그러나 킬러로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그는 슈틸리케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지만 이름값을 내려놓고 실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박주영의 제외는 예상대로였다. 단순히 전술상의 이유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박주영이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 크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박주영은 한국축구 공격수의 ‘No.1’ 옵션이었다. A대표팀 명단을 짤 때, 가장 먼저 박주영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었다.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 박주영은 뒤로 밀렸고, 막바지까지 고심해야 할 후보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아스널, 셀타 비고, 왓포드에서 입지가 좁아지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 감각이 저하됐던 박주영이다. 지난 10월 알 샤밥 이적 후 꾸준하게 경기에 뛰면서 경기 감각을 회복했지만 ‘킬러’로서 ‘감’을 잃었다.
지난 10월 18일 알 힐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이후 침묵하고 있다. 올해 공식 경기 득점은 지난 3월 그리스와 A매치 평가전(1골)을 더 해 총 2골이다. 골 냄새를 잘 맡는다더니 후각이 마비됐다.
믿음직한 해결사가 아니었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래 A매치 2경기를 뛰었으나 세리머니는 없었다. 요르단전에서 예리한 슈팅 하나가 전부였다. 두 눈으로 직접 평가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분명 성에 차지 않았을 터다. 1달의 시간이 더 주어졌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박주영은 2007년과 2011년 아시안컵에 불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부상이었다. 2007년 대회에선 발등을 다쳤고, 2011년 대회에선 무릎이 좋지 않았다(2011년 대회의 경우,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 이은 연속 차출에
하지만 이번엔 부상이 아니다. 콕 꼬집어 전술 때문도 아니다. 냉정히 말해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더 이상 박주영은 No.1 옵션이 아니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영의 선발을 끝까지 고민했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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