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적생들에게 ‘기회의 땅’ 될까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모두가 기회를 말했다. 그러나 그 기회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지난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의 신규 영입 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기회’를 이야기했다. 조금은 모호한 기준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팀을 옮긴 이대형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최근 출장 기회 자체를 많이 잡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KT로의 이적이 기회 그 자체로 느껴졌을 것이다.

↑ KT 위즈에 신규 영입된 선수들이 지난 1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특히 특별지명을 통해 팀을 옮긴 선수들은 야구 인생을 이제 막 펼치거나 혹은 다시 이어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 믿었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선수층이 얇은 팀. 기존 소속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던 차에 선수층이 얇은 팀으로 이적했기에 조금 더 나아진 입지를 기대하고 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선수들의 현실을 100%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홈런왕, MVP 등 화려한 과거를 보냈음에도 현재는 출장 기회 잡기조차 쉽지 않은 김상현은 “안 좋은 상황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못 했던 야구를 KT에서 좋은 모습과 좋은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신예들 역시 “기회의 장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하다”(정현), “전에 하지 못했던 것을 여기에서 다 하겠다”(이성민) 등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데 기대가 컸다. 대부분 KT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 평가되는 이들이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조범현 감독은 “아직 팀에 대한 파악도 다 못했다”며 성급한 평가를 자제했다.
장성호는 이러한 팀 사정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장성호는 “젊은 선수들 중 좋은 선수가 많아 주전이라는 생각은 한 적도 없다”며 “그 선수들과 경쟁해서 실력을 보여드려야 경기 뛸 수 있는 입장”이라고 우선 팀 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내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내년 시즌에 대한 대비를 미뤘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동일하게 돌아갈 수는 없는 만큼 캠프에서부터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장에 목말라있던 이들 중 KT를 진정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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