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가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논란으로 시끄럽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최근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협 총회에서 결의한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점화됐다.
또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이 비활동기간 규정이 엄격하게 바뀐 것에 대해 “재활선수를 포함해 해외에서 캠프를 차리려고 한 한화 구단과 김성근 감독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오시기 전까지는 모든 구단이 자율훈련의 약속을 잘 지키며 이행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위에 놓인 공인구. 사진=MK스포츠 DB |
A선수는 중립적인 입장이었다.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휴식 권리와 훈련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했다. 그러나 선수협의 결의안은 기득권을 위한 시스템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었다.
A선수는 “선수들에게 휴식은 분명 필요하다. 쉬는 것도 훈련을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 무조건 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선수는 12월1일부터 1월15일까지 단체 합동훈련이 금지돼 있다. 올해부터 재활선수의 단체훈련도 금지 규정에 포함됐다. 선수들의 연봉도 12개월이 아닌 10개월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 12월과 1월 구단이 관여하는 단체훈련은 할 수 없다는 논리다.
A선수는 비활동기간의 부적절한 시기를 지적했다. A선수는 “시즌이 끝나면 마무리훈련을 한다. 이후 12월부터 1월 중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비활동기간이다. 내가 지금까지 운동을 해본 경험을 비춰 볼 때 비활동기간인 12월이 가장 힘들고 중요한 시기다.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 놀면 말짱 도루묵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어린 선수들은 이 기간 무조건 운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못 따라간다”고 덧붙였다.
과연 자율훈련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A선수는 “나도 자비로 헬스장을 다니며 몸을 만든다. 1대1로 트레이너를 두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의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혼자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야구장을 떠나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방치돼 있는 것”이라며 “이 시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정말 중요하다. 옆에서 누군가 봐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활동기간을 시즌 종료 직후 45일로 수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A선수의 제언. A선수는 “시즌이 끝난 뒤 11월에 휴식을 갖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온천 같은 곳에서 피로도 풀고 휴식을 취한 뒤 12월부터 훈련을 시작해 1월 전지훈련까지 연속성을 갖고 운동을 하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라고 역설했다.
선수협에 대한 아쉬움도 짙었다. A선수는 “선수협에서 회의를 하는 사람들은 야구 잘하고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이라며 “현재 시스템에서는 야구 잘하는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사실상 A급 선수는 몇 명 안 된다. 성공하지 못하고 돈 없는 선수들은 외국을 나갈 수도 없고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운동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선수들이 태반이다. FA와 똑같은 것”라고 털어놨다.
상대적 약자인 B급 이하 선수들 입장에서는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A선수는 “선수협이 정작 논의해야 할 다른 문제들은 정말 많다.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FA제도를 비롯해 다른 현안들이 널렸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원하는 다른 문제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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