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제주도 서귀포) 이상철 기자] 지난 15일부터 제주도에서 소집 훈련 중인 슈틸리케호의 화두는 최전방(공격수)과 최후방(골키퍼)이다. 가장 경쟁이 뜨거운 포지션이다. 그렇지만 진짜 더 뜨거운 포지션은 중앙 수비다. 눈에 띄지 않으나 가장 피 터지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5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하는 제주도 소집 훈련에 28명의 태극전사를 불렀다. 이례적으로 많은 소집 인원이다. 그동안 22~23명가량을 호출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및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대비해, 최대한 많은 선수를 점검하기 위함이다.
그 가운데 자리가 참 좁은 포지션은 중앙 수비다. 김주영(서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광저우 부리)에 중앙 수비도 커버 가능한 김민혁(사간 도스)까지 4명이다. 슈틸리케호의 가장 큰 고민인 공격수 자원만 5명이다. 골키퍼도 4명이나 됐다. 그만큼 중앙 수비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21일까지 갖는 제주도 소집 훈련에서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사진(제주도 서귀포)=옥 |
곽태휘(알 힐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이번 제주도 소집 훈련 대상 명단에서 제외됐다. 시즌이 한창이다. 점검은 지난달 원정 2연전을 통해 마쳤다. 다소 불안했던 홍정호는 지난 주말 바이에른 뮌헨전에 선발 출전하며 반등의 기회도 잡았다. 이 둘이 한 자리씩을 꿰찬다면, 중앙 수비 자리는 더욱 비좁아진다.
저마다 ‘핸디캡’도 갖고 있다. 김영권은 슈틸리케호 출범 이래 빠짐없이 소집됐다. 그러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코스타리카전과 이란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K리그 클래식을 통해 주가를 드높인 김주영도 햄스트링 부상 탓에 2기 명단에서 빠졌다. 그 사이 경쟁자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출발선에서 다시 뛰어야 하는 김주영이다. 장현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그렇지만 형들 사이에서 아직 확고한 주전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장현수와 호흡을 맞추며 무실점 우승을 이끈 김민혁도 후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축구계에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아시안컵)보다 미래(동아시안컵)를 위한 자원에 가깝다. 또한, 냉정히 말해 경쟁에서 후발주자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 누구도 아시안컵 출전을 예약한 자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라고 이야기했다. 그 기
중앙 수비 경쟁도 다르지 않다. 누구 하나 앞서지 못했다. 이번이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한 마지막 경쟁이다. 그렇기에 제주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훔치려는 이들은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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