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패스합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9일 열린 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지명포기가 속출했다. 군경팀인 상주 상무와 안산 경찰청을 제외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및 챌린지(2부리그) 21개 팀의 관계자는 약속이나 한 듯 “패스”만을 외쳤다.
신인선수 선발제도는 내년부터 드래프트에서 자유선발로 전환한다. 드래트트가 부활하지 않는 한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 드래트에는 총 540명(우선지명 및 신청 철회 포함)이 프로축구선수를 꿈꾸며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능 있는 유망주는 일찍이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연맹은 점진적으로 자유선발 및 우선지명(산하 유소년 클럽 소속)을 확대했다. 이번에는 각 구단마다 자유선발 최대 3명, 우선지명 무제한으로 선발 가능했다. 따라서 뽑을 선수는 일찌감치 다 뽑았다.
↑ K리그 2015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열렸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드래프트 이전 65명의 신인선수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자연스레 드래프트 현장은 찬바람만 쌩쌩 불었다. 1순위 지명부터 “패스”의 연속이었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에게 1순위 지명권이 주어지나 11개 팀이 그 지명권을 포기했다. 추첨에 따라 12번째, 즉 마지막으로 지명권을 행사한 광주 FC만이 아주대 출신 미드필더 허재녕의 이름을 외쳤다.
드래프트는 지명 순위에 따라 몸값이 달라진다. 지명 순위가 낮을수록 몸값이 낮아진다. 계약금 없이 기본급은 1순위 5000만원, 2순위 4400만원, 3순위 3800만원, 4순위 3200만원, 5순위 2800만원, 6순위 2,400만원, 번외·추가지명 2000만원이다. 이에 각 구단은 그 동안 살림 규모를 줄이고자 지명 순위를 낮춰 뽑았다. 번외·추가지명에서 무더기 지명이 쏟아지기도 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순위 1명, 2순위 2명, 3순위 4명, 4순위 2명, 5순위 6명, 6순위 7명, 번외·추가지명 26명 순이었다. 계약기간 1년에 최저연봉 2000만원을 받는 번외지명 선수가 절반이 넘었다. 6순위까지 1명만 선발했던 충주 험멜은 번외지명으로만 5명을 추가 선발했다.
총 48명. 역대 드래프트에서 최소 지명이다. 자유선발 지명으로 드래프트 현장을 찾은 한 선수는 “마지막 드래프트라 혹시나 기대를 했는데 전혀 달랐다. 같이 뛰었던 대학 동문 가운데 나 혼자 뽑혔다. 마음이 무겁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될성부른 떡잎은 이미 다
한 구단 관계자는 “흙 속의 진주는 없다. 이미 진주는 다 캐졌다. 이를 어떻게 가공하느냐다”라며 “과거 사회공헌사업, 젊은이의 취업문제 등 사회적인 시점으로 많은 선수를 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집중을 할 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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