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꿈은 같았다. 내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뛰는 꿈. 간절함은 같았다. 포기를 몰랐고 방심도 잊었다.
경남의 브랑코 감독대행은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 브라질-독일전을 예로 들며 “축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경남은 K리그에 살아남아야 할 가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1차전을 3-1로 이겨 여유가 있지만 남기일 감독대행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남기일 감독은 “지키는 축구는 없다. 하던대로 우리만의 색깔을 펼쳐 (2차전도 잡고서 1부리그로)승격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과 광주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가 벌어졌다. 사진은 후반 25분 경남의 송수영(16번)이 선제골을 터뜨린 장면.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지루한 공방이 아니었다. 맥이 끊기거나 흥미가 없진 않았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였다. 두 팀은 공격 지향적으로 나서며 빠른 템포의 경기를 펼쳤다. 패스가 끊기면 곧바로 역습이었다. 서로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공격을 퍼부었다.
두 팀 골키퍼 김영광(경남)과 제종현(광주)은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막고 또 막았다. ‘크레이지 모드’였다. 시즌 최고의 활약이었다.
0의 균형은 후반 25분 깨졌다. 이번엔 경남이 먼저 골을 터뜨렸다. 경남이 1골만 더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승리한다. 남은 시간은 충분했다. 광주로서도 다급해졌다.
↑ 광주의 여름(왼쪽)이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29분 김호남의 동점골을 도운 뒤 파비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같은 꿈을 꿨지만 같이 이룰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웃어야 했고 누군가는 울어야 했다. 그리고 또 그 희비의 양곡선이 그려졌다. 하지만 멋진 승부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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