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고 우람한 근육을 뽐내는 보디빌딩, 그런데 전신 화상을 입은 보디빌더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어떤 사연인지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온몸을 꽁꽁 싸맨 채 운동하는 한 남성.
웃옷을 벗자 드러나는 건장한 팔뚝, 하지만 몸 곳곳에서 화마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촉망받는 보디빌더였던 조형원.
미스터코리아에도 입상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그때, 불행도 찾아왔습니다.
얼굴과 목, 다리 등에 3도 화상을 입은 겁니다.
▶ 인터뷰 : 조형원 / 보디빌더
- "철수세미로 막 문지르는 고통이 오거든요. 한 번 치료하고 나오면 비명을 질러서 목이 다 쉴 정도고…."
일그러진 피부보다 더 아팠던 건 자신을 인정할 수 없었던 마음의 병, 세상과 담을 쌓고 13년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조형원 / 보디빌더
- "사람 자체를 만나기가 싫더라고요. 이러다가는 진짜 잘못되겠구나…."
하지만,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는 어머니를 보며 2008년 다시 바벨을 잡은 조형원,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더니, 올해는 19년 만에 다시 전국체전 무대에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이경숙 / 조형원 선수 어머니
- "진짜 길거리 울면서 돌아다녔어요. 이만큼 자기가 좌절 안 하고 바깥에도 나가고 지금은 친구도 만나고 하니 행복하죠."
소속팀도 없어 43만 원 보조금이 한 달 수입 전부, 오그라든 손으로 바벨을 들 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찾아오지만, 행복하다는 조형원.
근육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진정한 '미스터 코리아'입니다.
MBN뉴스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