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김)동우가 이제야 연봉값을 했네요.”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팀 창단 두 번째 10연패를 눈앞에 두고 뒤집힌 극적인 승부. 김동우의 드라마 같은 역전 위닝샷 한 방이 이 감독을 웃게 했다. 경기 종료 뒤에는 웃을 수 있었지만,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까지 웃을 수 없었던 절실함이 만든 결과였다.
삼성은 지난 28일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로 숨 막히는 접전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 스코어 72-70. 그러나 경기 종료 6.9초 전까지 삼성은 패색이 짙었다. 승부를 뒤집은 것은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김동우였다.
↑ 서울 삼성 김동우가 역전 버저비터를 성공시키고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김태주가 공을 몰았다. 누군가 두 손을 벌리며 튀어 나왔다. 적극적으로 공을 달라는 표시. 김태주는 곧바로 패스했다. 그 주인공은 김동우. 3점슛 라인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위치. 오리온스 수비가 겹겹이 가로막았다.
시간이 없었다. 침착한 펌프 페이크.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김동우는 제대로 슈팅 자세를 잡지도 못한 채 3점슛을 시도했다. 공의 높은 포물선 궤적을 따라 순간 정적. 백보드를 맞은 공은 거짓말처럼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동우의 전매특허인 백보드 3점슛. 기적 같은 역전 버저비터였다.
그 순간 삼성 선수들은 코트로 뛰어나와 김동우를 끌어안고 감격했고, 이상민 감독도 두 주먹을 쥐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김동우는 간절했다. 삼성으로 이적한 뒤 부상에 시달렸다. 신인 임동섭이 들어온 뒤 주전 포지션에서도 밀렸다. 발목 부상으로 재활을 하면서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팬들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14일 서울 SK전서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복귀했다. 경기 감각이 없었다. 슈팅 밸런스도 맞지 않아 던지는 슛마다 빗나갔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순간 김동우에게 믿고 맡겼다. 김동우는 “나에겐 정말 절실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울컥했다. 잊지 못할
김동우는 이날 3점슛만 4개를 터뜨리며 15득점을 올렸다. 9연패에 탈출한 삼성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희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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