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11월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7일까지 치러졌던 ‘매치데이4’였다. 동네북 신세였던 약소국의 반란에 판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약소국이 최고의 날을 보내면서 그들이 속한 조는 ‘카오스’에 빠졌다.
그리고 그 유쾌한 반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에도 잘 드러났다. 2014년도 11월 세계랭킹에서 가장 ‘뜨거웠던’ 팀은 5개월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독일이 아니었다.
낯익은 사람보다 낯선 사람이 더 많을 법한 페로군도였다. 317.21점을 얻어 105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87위에서 무려 82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역대급’ 순위 상승이다. 페로군도 역대 최고 순위 경신도 눈앞이다. 1999년 7월 세운 104위와 1계단 차이다.
↑ 페로군도 선수들이 지난 15일(한국시간)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F조 그리스전에서 1-0으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이 승리로 페로군도는 2014년도 11월 FIFA 세계랭킹에서 82계단이나 상승한 105위를 기록했다. 사진(그리스 피레우스)=AFPBBNews=News1 |
페로군도와 함께 약소국 반란을 주도한 산마리노와 리히텐슈타인도 큰 폭의 순위 상승에 신이 났다.
세계랭킹 꼴찌(공동 208위)였던 산마리노는 꿈에 그리던 200위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 55.44점으로 28계단이 오른 180위를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가맹국 가운데 꼴찌를 다퉜던 ‘라이벌’ 안도라(201위)를 21계단이나 제쳤다. 산마리노가 20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탈리아반도의 중북부에 위치한 산마리노는 인구가 3만여명에 불과하다. 페로군도보다 인구가 더 적다. 지난달까지 랭킹포인트가 0점이었다. 산정 범위 내에서 전 경기를 패했다는 뜻이다. 만났다 하면 패배는 물론 대량 실점이 기본이었다.
‘대표적인 승점 자판기’였던 산마리노는 페로군도와 함께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16일 에스토니아와 0-0으로 비기면서 유로 예선 사상 첫 승점을 땄다. 지난 2004년 4월 리히텐슈타인을 1-0으로 이긴 이후 61연패 사슬을 끊었다.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패하지 않았는데 그것만으로 축제였다.
약소국 반란 3총사의 마지막 주인공인 리히텐슈타인도 활짝 웃었다. 리히텐슈타인은 218.61점을 기록, 130위에 올랐다. 지난달 대비 25계단이 올랐다. 페로군도, 산마리노에 이어 UEFA 가맹국 순위 상승 베스트3다. 2008년 1월 세운 역대 최고 순위인 118위에 근접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사이에 위치한 리히텐슈타인의 인구는 4만명이 채 안 된다. 이 작은 나라는 지난 15일 몰도바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2년 8월 안도라를 1-0으로 이긴 이후 2년 3개월 만에 맛본 승리였다. 역대 유로 예선 다섯 번째 승리
이 3개국의 강렬한 임팩트에 가려 그렇지, 몰타도 약진했다. 지난 16일 원정경기에서 불가리아와 1-1 무승부를 거둔 몰타는 166.112점으로 148위에 올랐다. 157위에서 9계단을 점프했다.
다만 아래가 허전하다. 페로군도와 리히텐슈타인의 고공 상승으로 몰타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나라는 4개국에서 2개국(산마리노, 안도라)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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