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3년 만에 귀환이다. 이영진 감독(51)이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대구 FC의 사령탑에 올랐다. 대구의 제3대 감독이자 제8대 감독. 2003년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대구에서 두 차례 지휘봉을 잡은 지도자가 됐다.
대구는 이영진 감독의 선수 발굴 및 육성 능력을 높이 샀다. 이영진 감독은 FC 서울과 대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이청용(볼턴), 기성용(스완지 시티), 송진형(제주), 김기희(전북) 등 유망한 선수를 키워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대구는 지난 9월 조광래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유소년 축구’ 발전에 중점을 뒀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유소년 시스템을 개선해 우수 선수들을 지역 연고 스타로 키우겠다”라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영진 감독이 그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 이영진 감독은 3년의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011년 시즌 종료 후 물러났다. 3년 만에 복귀한 그는 선수 발굴 및 육성 뿐 아니라 결과도 만들어내야 한다. 사진=대구 FC 제공 |
결과보다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는 프로다. 내용도 중요하나 결과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 대구는 1부리그(K리그 클래식)가 아닌 2부리그(K리그 챌린지)에 있다. 올해 13승 8무 15패로 7위에 그치며 승격에 실패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최덕주 감독이 10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계약기간 2년을 채우지 못했다.
대구는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경남 FC, 강원 FC 못지않게 감독 교체가 잦았다. 2012년 이후 모아시르 감독, 당성증 감독, 백종철 감독, 최덕주 감독 등 4명이 벤치를 지켰다. 계약기간 만료로 ‘아름답게’ 물러난 건 박종환 초대 감독뿐이었다.
대구의 장기 과제는 시스템 구축 및 브랜드 강화지만 당면 과제는 K리그 클래식 승격이다. 일찌감치 내년 K리그 챌린지 우승과 함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조광래 대표이사는 감독 교체와 함께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이영진 감독으로서도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영진 감독은 2010년과 2011년 대구를 맡았다. 감독으로선 첫 발이었다. 2010년 최하위(15위)에 그쳤다가 2011년 12위(16개 팀)로 이끌었다. 선수단을 대폭 개편하면서 빠른 템포의 기술축구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3년 계약을 지키지 못했다. 계약해지로 사실상 경질이었다. 후반기 성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는데 시즌 막바지 광주 FC, 경남, 강원과 3연전에서 내리 패했던 게 결정적이었다. 대구는 “내년(2012년) 승강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라고
‘2년차’ 감독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결과 때문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이영진 감독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용뿐 아니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영진 감독과 대구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이번에는 계약기간을 다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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