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불패(不敗)의 마무리는 없었지만 불퇴(不退)는 있었다. 타고투저의 정점을 찍은 해. 마무리 투수들 역시 수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든든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팀은 순위표 앞을 지키며 물러나지 않았다. 불퇴(不退)를 가능케 한 것은 결국 마무리 투수의 힘도 컸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먼저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 마운드-마무리
↑ 넥센 히어로즈 손승락은 2년 연속 구원왕에 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
▲ 심장 떨리는 8,9회. 마무리 수난시대
극장이 속출했다. 압도적인 마무리도 없었다. 올해 손승락(넥센)이 수확한 32세이브는 지난해 46세이브에 비해서 무려 14세이브가 적은 수치. 손승락은 1개 차로 임창용을 제치고 구원왕에 올랐다.
30세이브 이상을 거둔 투수는 3명이었고 평균자책점 1점대 마무리 투수는 나오지 않았다. 정규시즌 1위 팀 삼성 라이온즈는 5점대 평균자책점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5.84)이 뒷문을 지켰고 구원왕 손승락의 평균자책점도 4.33에 그쳤다. 마무리 수난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성공률도 떨어졌다. 20세이브 이상을 올린 투수 중 블론세이브가 5개 미만인 투수는 NC 다이노스의 김진성밖에 없었다. 김진성은 28번의 세이브 기회서 26개의 세이브를 거두며 2개의 블론세이브만을 범했다. 터프세이브도 5개로 부문 1위의 성적을 냈다. 손승락(0.842), LG 봉중근(0.833)이 성공률에서 김진성의 뒤를 따랐다. 블론세이브 1위가 31세이브로 부문 2위에 오른 임창용이라는 것이 올해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을 방증하는 기록.
↑ 임창용은 31세이브로 부문 2위에 올랐으나 블론세이브도 9개로 가장 많았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은 유일한 팀 20세이브 미만(19세이브) 구단이었고, 마무리 투수 박희수가 13세이브를 거둔 이후 부상 이탈한 SK와 팀내 최다 세이브가 9세이브였던 한화(박정진, 윤규진)는 팬들이 경기 후반을 곡예를 보는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 그럼에도 마무리 없이 4강은 없다?
이처럼 마무리 투수들이 그리 돋보이지 못했던 한해였지만 강한 뒷문 없이 가을야구는 불가능했다.
공교롭게도 세이브 1위 손승락, 2위 임창용, 3위 봉중근, 4위 김진성까지 개인 세이브 상위 4명이 소속된 구단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강한 마무리 투수의 보유가 고스란히 성적으로도 반영된 셈이다.
현대야구에서 마무리투수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운드 분업화를 통한 지키는 야구는 올해 역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올해 선발 투수가 완투를 기록한 경우는 단 18회. 롯데와 넥센은 1번의 완투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끝까지 팀 승리를 책임질만한 선발투수들이 점차 줄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 확실한 마지막 펀치를 날릴 마무리 투수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귀중했다.
↑ LG 트윈스 봉중근은 세이브 부문 3위에 오르며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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