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필승조 한 명을 만드는 것이 선발 투수 한 명을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필승조는 마무리 투수와 마찬가지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 투수가 무너졌을 경우에는 무사 1,2루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공을 던져야 한다. 셋업맨은 승리로 가는 열쇠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먼저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② 마운드-셋업맨
↑ 한현희(좌)와 차우찬(우) 사진=MK스포츠 DB |
▲ 포스트 시즌 진출? 홀드수 보면 안다
2014 시즌 홀드 순위를 보면 각 팀의 순위와 닮아있다.
한현희(넥센)가 31홀드로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한 가운데 안지만(삼성)이 27홀드로 2위, 이동현(LG)이 23홀드로 3위, 차우찬(삼성)이 21홀드로 4위에 올랐다. 이어 손정욱(NC) 유원상(LG) 윤명준(두산)이 16홀드로 공동 5위를 형성했다.
정규시즌에서 1위부터 4위까지를 차지한 삼성, 넥센, NC, LG 선수들은 홀드 부문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삼성에게는 ‘막강 불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올 시즌에도 안지만, 차우찬, 심창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굳건했다. 삼성은 올 시즌 65홀드를 마크하며 LG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넥센은 조상우, 한현희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었다. 특히 이 선수들의 가치는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빛났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 함께 번갈아가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NC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54km의 강속구를 뿌린 원종현의 발견이 눈에 띈다. 원종현은 올 시즌 73경기에 출전해 5승3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마크했다. 이민호와 손민한, 좌완 손정욱도 제 몫을 다했다.
최하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 LG 역시 투수들의 힘이 컸다.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등으로 구성된 LG 불펜은 투수 숫자에 있어서 타 팀 불펜을 압도했다.
SK는 진해수, 박정배, 윤길현, 두산은 윤명준, 이현승, 정재훈 등이 제 몫을 다해줬다. KIA 불펜은 40세의 최영필이 살렸다. 최영필은 40경기에 출전해 4승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마크하며 돌아온 베테랑이 살아 있음을 입증했다. 롯데에서는 강영식, 정대현, 김성배가 한화는 안영명, 박정진이 팀을 위한 투구를 했다.
↑ 10월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PO 3차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NC 원종현이 7회말 2사 1, 2루서 LG 이진영을 상대로 혼신의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 왼손 불펜, 왼손 선발만큼 귀하다
2014 포스트시즌에서는 좌완 불펜의 중요성이 두르러졌다. 위기의 상황에서 상대에게 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확실한 왼손 불펜 투수를 가지지 못한 넥센과 NC는 좌타자가 많은 삼성과 LG를 상대로 고전했다.
탈삼진 능력을 갖춘 좌완 투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좌투수가 우투수보다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것은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삼성의 차우찬과 LG의 신재웅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대표적인 좌완 투수다. 차우찬은 올 시즌 69경기에 출전해 3승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마크했다. 8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탈삼진 79개를 잡아냈다. 신재웅은 57경기에 나서 8승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마크했다
이외에도 손정욱(NC) 진해수(SK) 강영식(롯데) 등이 제 역할을 다해냈다. 하지만 오른손 불펜 투수에 비해 왼손의 수가 부족한 것이 사실.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그 이상을 노리는 팀들은 확실한 왼손 불펜 투수를 길러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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