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내가 상대 감독이라도 전태풍만 막으라고 하겠어.”
전창진 부산 KT 감독의 푸념. 에이스 조성민이 빠진 KT의 득점 루트는 단조롭다. 팀 창단 최다연패 타이인 8연패를 당했던 이유다. 가드 전태풍 혼자서는 한계다.
KT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을 꺾고 가까스로 8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4승(9패)째. 여전히 공동 8위 하위권이다. 전창진 감독은 “1승이 힘들다는 것을 오랜만에 알았다. 1승, 1승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끼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우승청부사로 이름을 날렸던 전 감독의 시련의 계절. KT는 남은 시즌도 가시밭길이다.
↑ 답답한 경기력 한계에 얼굴을 감춘 전창진 부산 KT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무릎 수술을 마친 조성민의 복귀는 미정이다.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 감독은 “성민이는 꽤 걸릴 듯하다. 1월 복귀를 기대했는데 2월은 돼야 할 것 같다. 현재 앞으로 뛰는 건 되는데 그것뿐이다.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연습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민이는 훈련량이 많아야 잘하는 선수다. 팀 성적 때문에 무리할 수 있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몸이 되면 뛰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조성민은 없다.
KT의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팀 평균 실점은 71.8점. 10개 구단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팀 평균 득점이 69.5점(9위)에 불과하다. 에이스 부재가 기록으로 드러난다.
KT의 공격 루트가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득점을 해줄 선수가 전태풍과 찰스 로드뿐이다. 로드는 득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더 강점이 있다. 시즌 평균 득점도 14.2점으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현재 KT의 해결사는 전태풍이다. 13경기 평균 13.5점 4.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하고 있다. 3점슛도 경기당 2개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성공률도 40.6%(26/64개)로 높았다. 그러나 매 경기가 버겁다. 전태풍에게 수비가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 전 감독이 답답함을 호소한 부분도 바로 전태풍 의존도다.
전 감독은 “전태풍이 없으면 득점을 해줄 선수가 없다. 지금 선수 구성상 팀 득점이 갑자기 올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 로드도 열심히 한다. 조성민이 정상적으로 있다면 상대 팀이 그런 수비(전태풍을 1, 2선에서 타이트하게 막는 것)를 할 수 없을 텐데…”라며 “국내선수들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전태풍 외에 2선에서 득점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KT의 8연패 탈출 시나리오도 전태풍과 로드 외 국내선수의 활약 덕분이었다. 가드 이재도가 프로 데뷔 개인 최다득점인 28점을 폭발시키며 연패 탈출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재도의 활약이 시즌 내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조성민의 빈자리는 포워드 이광재의 몫이다. FA로 영입한 이광재는 올 시즌 발목 부상 여파로 부진하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12경기서 평균 2.7점에 그치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 전 감독은 외국선수 선발 실패를 자책하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8연패 탈출은 했지만, 앞으로가 더 힘든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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