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김광현(26)은 또 한 번의 포스팅 굴욕사를 추가한 것인가. 기대치만큼의 금액은 아니지만 절대 ‘굴욕’이라고 부를 만한 금액은 아니다.
SK는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김광현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따른 최종 응찰액을 200만달러로 접수받았다”며 “이에 구단은 내부 회의와 김광현 선수와의 면담을 통해 선수의 오랜 꿈을 후원해주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 결과 수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류현진의 뒤를 이어 다시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의 선수가 됐다. 김광현을 원한 구단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인 것으로 미국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 사진=MK스포츠 DB |
그동안 한국 야구는 류현진 이전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많은 굴욕을 경험했다. 한국의 대표스타들이 당당하게 도전장을 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가장 최초는 1998년 이상훈(당시 LG)이 도전했지만, 60만 달러 제안을 받고 포기했다. 2002년에는 임창용(당시 삼성)이 65만 달러라는 금액을 받아들었다. 예상 금액이었던 3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해 진필중(당시 두산)은 두 번이나 포스팅 시스템에서 굴욕을 당했다. 첫 번째 신청 때는 입찰에 나선 구단이 없었다. 두 번째 도전에서는 2만 5000달러라는 참담한 답변이 돌아왔다.
세 선수 모두 한국을 호령했던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당시 개인은 물론 한국야구가 받은 상처는 컸다. 메이저리그가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인식 또한 역시 한 수 아래라는 시선이 컸다.
이후에도 굴욕은 이어졌다. 2009년 최향남(당시 롯데)이 포스팅을 통해 미국으로 갔지만 액수는 형편없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단돈 101달러(약 10만 원)만 내고 최향남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최향남이 도전을 택하지 않았다면 절대 수용할 수 없었던 금액. 미국 무대 진출 자체를 원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101달러는 상징적인 액수였다. 한국 야구 역사상 첫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은 역설적으로 최저 금액을 제시받은 선수가 달성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도전을 택했던 최향남은 마이너리그서 맹활약했으나 결국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어졌던 굴욕을 씻은 것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당시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2500만달러의 포스팅금액을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 이후 이 금액이 헐값으로 여겨질 정도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김광현의 200만달러는 2011년 아오키 노리치카를 영입하기 위해 밀워키 브루어스가 입찰한 25
한국의 사례에 더해 일본 최정상급 선수들의 헐값 제안을 감안하면 200만달러는 결코 낮은 금액은 아니다. 역대 포스팅 굴욕사의 아픔과는 거리가 있는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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