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김광현(26)이 예상치 못했던 암초에 부딪혔다. 메이저리그 도전의 첫 관문이었던 포스팅비용이 기대치를 밑도는 액수였던 것이다. 문제는 복잡해졌다. 김광현의 진출 의사를 SK가 수용하느냐의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장고에 들어간 김광현과 SK 모두 GO(진출)와 STOP(잔류)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김광현에 대한 포스팅 결과(최고응찰액, 구단 미통보)를 전달받고, 이를 김광현의 소속구단인 SK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류현진의 포스팅 선례, 조속히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SK의 사전 입장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 최고입찰액 구단과 포스팅비용, 구단의 수용여부가 밝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SK는 11일 포스팅과 관련한 확실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애시 당초 낙관적인 기준점이었던 1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고 마지노선 수준의 금액에도 이르지 못했을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여러 가능성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포스팅을 주관한 SK의 핵심 관계자는 11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일단 KBO로부터 MLB사무국이 보낸 최고 입찰액을 전달 받았고 선수를 만나 전달했다. 김광현 선수가 일단 해당 내용을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태”라고 알렸다.
무엇보다 금액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를 두고 관계자는 ‘실망스럽다’고 표현했다. SK 관계자는 “만족도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애매한 부분이고 주관적인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선수와 구단 모두 기대했던 정도는 아니다. 금액면에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와 구단 모두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K의 현재 고민은 단순히 김광현의 이적 의사를 수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김광현 역시 마찬가지다. 기대치의 격차가 컸기 때문에 선수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KBO는 14일까지 SK측에 최고응찰액 수용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전달했다. 결국 SK와 김광현 모두 이 기간 동안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단순히 김광현 선수의 의지를 구단이 수용하거나 하지 않거나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복잡하게 됐다”면서 “선수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고 구단도 입장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시일에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입장을 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광현과 SK 모두 어떤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게 됐다. 터무니없을 정도의 금액이었다면 곧바로 거절했을테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액수가 기대치에 상당히 못 미친 것 같다. 명분과 실리 모두 채우기 힘들어졌다. SK와 김광현 모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ML 진출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던 김광현의 포스팅 첫 단계가 큰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도전 연기에 대한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포스팅금액 자체가 적다면 SK도 김광현을 대승적으로 보내줄만한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길 수 없다. 에이스를 잃는 대가로 FA 선수 1명조차 잡을 자금을 얻지 못한다면 타격이 너무나 크다. 애초에 내세웠던 명분도 그 의미가 흐려진다.
김광현 역시 고민스럽다. 선수 스스로 도전을 강하게 원하고는 있지만 자존심을 꺾어가면서 계약할 이유는 없다. 또한 포스팅금액은 구단이 얼마나 김광현
이래저래 갈림길에 놓인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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