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캠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선수들이 괴로워하는 표정을 그대로 담아낸 훈련 사진은 특히 더 큰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던가. 글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훈련 강도가 사진으로는 단번에 파악되기 때문일 것이다.
취재진이 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를 찾은 지난 1일부터 꾸준히 업로드 된 사진들은 매일같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팬들은 지난 캠프에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들과 비교해가며 ‘선수들의 고통은 나의 행복(?)’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이에 한화 마무리캠프가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행사인 ‘포스트시즌을 제쳤다’는 평가까지 뒤를 이었다.
↑ 정근우가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펑고를 받다 지쳐 그라운드에 쓰러져있다.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가장 먼저 ‘이쯤 되면 일부러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의혹에 대해 답변을 내놓자면, ‘연출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사실 더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은 선수를 지켜주기 위해 ‘필터링’ 되기도 할 정도다.
훈련이 계속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즐기는 경지에 오른 선수도 물론 있다. 정근우는 훈련 도중 찍힌 사진을 보며 처음에는 “아이고 참나 돌아버리겠네”라고 했지만, 사진을 보면서 더 치열하게 운동했던 SK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 가지 오해를 풀자면, 가장 크게 화제가 됐던 지난 3일 훈련 사진은 어딘가에 맞아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비 훈련 후 지쳐있는 모습이다.)
↑ 지난 5일, 힘든 훈련 속에서도 카메라를 의식하는 경지에 오른 정근우.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 마무리캠프 중에도 다양한 몸짓과 표정으로 많은 야구팬들에게 ‘떡밥’을 제공하고 있는 김태균.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김경언 역시 사진에 찍힌 자신의 모습에 불만을 표했다. 김경언은 야간훈련 도중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진기자에게 “사진 좀 예쁘게 찍어주지”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와 유창식이 지난 5일 실내 수영장에서 열린 손목 단련 훈련에 참여했다.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한화 팬들은 내년 시즌 달라진 팀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사진은 단 한 순간에 불과하다. 사진 한 컷에는 담기지 않는 더 많은 고통들을 지금 이 시간에도 선수들은 감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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