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이 뛰었다. 불 듯 말 듯 했던 동남풍이 목동에 불었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표정도 밝아졌다.
넥센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3으로 완승을 거두며 전날 뼈아팠던 역전패를 설욕함과 동시에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날 넥센은 3일 쉬고 선발로 등판한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이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뜨거워진 삼상 방망이를 식히는 데 성공했다.
↑ 8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1회 말 무사 1루에서 넥센 1루 주자 서건창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그러나 이날 서건창은 이전과 달랐다. 1회 삼성 선발 J.D. 마틴과 5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택근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며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택근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2루에 묶였지만 서건창의 발은 유한준의 타석 때 한 번 더 빛을 발했다. 서건창은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배터리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으며 3루를 훔쳤다. 이어 유한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올렸다. 발도 만들어낸 기분좋은 선제 득점이었다.
기분 나쁘게 실점한 삼성 선발 마틴은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고, 박석민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1회 2실점 했다. 이후 득점 맛을 본 넥센 타선은 2회 유한준의 스리런포, 4회 이택근의 투런포, 7회 유한준이 다시 솔로포를 터트렸고, 8회는 박헌도마저 솔로포를 쏘아올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선수 본인은 오죽하겠냐. 심리적으로 쫓길 것이다”라며 서건창의 침묵에 걱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적어도 1회 침묵에서 깨어나 빠른 발로 선취득점을 올리는 과정은 염갈량의 고민을 푼 동남풍임이 틀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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