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밴헤켄시리즈'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넥센 히어로즈의 20승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3일 쉬고 등판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완벽투를 앞세워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밴헤켄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안타(1홈런)만을 허용하면서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무사사구에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투구수는 겨우 80개. 7차전까지 갈 경우 선발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체력안배 차원에서 교체됐지만 충분히 완투를 노려볼만한 페이스였다.
↑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넥센 선발 밴헤켄이 6회까지 무결점 완벽한 퍼펙트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최고구속은 다소 떨어졌지만 지능적인 투구로 삼성 타자들을 맞춰잡았다. 홈런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삼성 타자들이 2루를 밟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별다른 위기조차 없었다.
1회 밴헤켄은 나바로와 박한이를 2루 땅볼, 채태인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깔끔한 첫 출발을 했다. 이어 2회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낸 밴헤켄은 후속 박석민을 파울플라이 아웃, 이승엽을 2루 땅볼로 아웃시키고 호투를 이어갔다.
좀처럼 흐름이 꺾일 줄 몰랐다. 3회 김헌곤을 포수 파울플라이, 진갑용을 좌익수 뜬공,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3회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데 기록한 투구수는 단 9구.
밴헤켄은 4회에도 나바로를 1구만에 우익수 뜬공, 박한이를 2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이후 채태인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완벽했다. 최형우를 2루 땅볼, 박석민을 1루수 파울플라이, 이승엽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며 15타자 연속 범타행진을 이어갔다. 밴헤켄은 6회도 김헌곤을 삼진, 이지영을 2루 땅볼,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파죽지세의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그러나 7회 대기록 행진이 깨졌다. 1차전에서도 투런포를 내줬던 나바로를 상대로 풀카운트에 몰린 밴헤켄은 결국 중견수 뒤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고 이날 첫 실점을 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박한이를 3루 땅볼, 채태인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잡아냈다. 최형우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조동찬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솎아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밴헤켄은 8회부터 한현희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시리즈 1승2패로 몰렸던 넥센은 밴헤켄의 역투를 앞세워 9-3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리투수의 몫은 당연히 밴헤켄. 하지만 승리투수 타이틀 보다 더욱 값진 소득은 3일 휴식 후 등판에도 투구수 관리와 함께 긴
경기 전만 하더라도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밴헤켄은 무리하는 것이 아니다. 투구수는 100개 정도로 관리해주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국 염 감독의 공언대로 밴헤켄은 완벽한 투구로 이번 한국시리즈를 벤헤켄시리즈로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