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박한이(35·삼성 라이온즈)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로 14년 연속 세 자릿수 경기에 출전해 세 자릿수 연속 안타를 쳐냈다. 그의 꾸준함은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 터진 박한이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삼성은 2승1패로 시리즈를 앞서게 됐다.
승부는 9회에 갈렸다.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한이는 1-1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한현희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144km짜리 직구를 타격, 중앙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9회초 2사 1루에서 삼성 박한이가 넥센 한현희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치고 홈을 밟으면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13년 박한이는 팀이 1승3패로 뒤진 상황에서 3연승을 하며 두산 베어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차전에서 박한이는 5-5로 맞선 8회 1사 1,2루에서 정재훈을 상대로 우익수 쪽에 떨어지는 2타점 결승타를 기록했다. 6차전에서는 3-2로 앞선 7회 2사 1,2루에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쳐냈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7타점, 2005년에 4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한 박한이는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그가 없었다면 삼성이 6번의 우승을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박한이는 2001년부터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치른 53경기 중 52경기에 출전했다. 2014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 모두 2번 타자로 선발 출장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꾸준함에 경험이 더해지면서 박한이는 큰 무대를 즐길 수 있는 베테랑 선수가 됐다.
이런 그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삼성은 2013년 1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한이와 계약금 10억원, 연봉 4억5000만원 등 총액 28억원에 4년 재계약을 맺었다.
신인 때부터 성실하게 몸 관리와 훈련을 했기에 현재의 그가 있을 수 있었다. 박한이는 양준혁(45·전 삼성)이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세운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꾸준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의 나이를 잊은 활약은 남들보다 더욱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박한이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 스프링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였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2012년과 2013년 부상과 시즌 후반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111경기, 112경기에 출전했던 박한이는 이를 악물었다.
노력은 ‘제2의 전성기’로 이어졌다. 2014 시즌 팀이 치른 128경기 중 125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1리 156안타 80타점을 마크하며 펄펄 날았다. 박한이는 FA 계약 첫 해에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과 최고 타율을 기록하며 또 한 번 본보기가 됐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그다.
희생은 박한이가 큰 경기에 강한 또 다른 이유다. 박한이는 현재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득점(34득점), 최다 안타(50안타) 최다 타점(27타점) 최다루타(72루타) 포스트시즌 최다 득점(48득점)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박한이는 “팀을 위해서 희생을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기록 경신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부인이 개인보다는 팀을 더 많이 생각하라는 조언을
박한이는 슈퍼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팀 전체를 생각했을 때 슈퍼스타보다 더욱 필요한 선수가 박한이다.
그의 성실함과 실력을 봤을 때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MVP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박한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설이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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