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여기 바텐더가 어딨습니까?”
시카고 컵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조 매든이 지난 4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뜸 마이크를 들고 한 말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리글리필드가 공사중인 관계로 경기장 옆의 한 술집에서 진행됐다. 매든은 기자회견을 찾은 모두에게 기념으로 술을 사겠다며 바텐더를 찾았다. 넥타이도 없이 청바지에 남방차림으로 취임 기자회견에 임한 ‘컵스 감독’ 매든은 시작부터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매든은 컵스와 5년 25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팀의 54번째 감독으로 부임했다. 탬파베이에 있던 9년간 754승 705패, 두 차례 지구 우승과 6시즌 연속 5할 승률, 네 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결과다.
↑ 조 매든은 컵스 감독 취임 기자회견부터 자신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독특한 방식으로 팀을 이끄는 지도자다. “지나친 기쁨을 위해 스스로에게 압박을 주지 마라”는 메시지를 갖고 있으며, 이 말대로 끊임 없이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한다. 클럽하우스에 메렝게 밴드, 클럽DJ, 마술사, 심지어 펭귄까지 데려와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그는 또한 “프리게임 훈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의미가 지나치게 과대포장 됐다”며 경기 전 훈련에 너무 많은 역량을 쏟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저녁 7시 경기일 때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정오에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선수들에게 너무 오랜 시간 프리게임 훈련에 집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낮 경기가 많은 팀의 특성상 낮 경기에도 타격 훈련을 진행하던 모습을 이제는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약간은 미칠 필요가 있다”며 선수들에게 ‘미쳐줄 것’을 주문했다. “나는 클럽하우스에서 매일 미치기를 원한다. 미치는 것을 사랑한다”며 ‘미쳐야 미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너무 나태해 보일 정도이지만, 그의 이런 방식은 지난 탬파베이에서 성적으로 증명됐다.
매든은 기자회견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프링캠프에서 목표를 높게 잡고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5할 승률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염소의 저주’에 대해서도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이 팀의 전통은 빌리
2003년 보스턴 단장 당시 그를 보스턴 감독 후보로 인터뷰했던 테오 엡스타인 컵스 사장은 “그때도 그는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와 다른 단계에 도달했다”며 그의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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