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강윤지 기자] “훈련이요? 힘들죠. 몇 년 만에 감독님 만나서 하니까 많이 힘들긴 한데 한 번 해본 거라 옛날 기억도 많이 나고…. 그래도 힘드네요.”
정근우(32·한화 이글스)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서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 달 31일 캠프에 합류한 정근우는 지난 2011년 SK 와이번스 시절 이후 3년 만에 김성근 감독과 다시 함께 야구를 하게 됐다.
↑ 지난 4일 야간훈련을 마치고 숙소 복귀 중인 한화 정근우.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그가 느끼는 SK 시절과 지금의 훈련 차이는 어떨까. 정근우는 “스물다섯이었을 때 감독님을 처음 만났다”며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훈련 방식도 다르고 느낌도 다 다르다. 특히 SK 때는 형들이 어떻게 저렇게 융통성 있게 잘 할까 생각했었는데, 내가 두 번째 겪게 되니까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 생각하시는 부분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이어 “감독님과 특별히 얘기한 건 없지만,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어떤 쪽으로 팀을 이끌어 가고 어떤 방향으로 계산하고 계신지 분명히 알고 있으니까 솔선수범해서 (김)태균이와 같이 우리 팀이 잘되는 쪽으로 이끌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절친 김태균과 함께 팀 성적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정근우는 올 시즌 아쉬웠던 점을 내년에는 꼭 풀어낼 각오다.
정근우는 “올해 3할과 골든글러브를 목표로 했었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며 “2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작년 SK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올해는 한화에서 받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그런 부분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 3할도 꼭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최근 3년 성적이 0.266, 0.280, 0.295로 올라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을 가졌다.
정근우가 내년 시즌 타율 상승에 희망을 갖는 결정적 이유 하나가 더 있었다. 정근우는 “3할을 기록했던 시즌이 전체 중 5년이다. 딱 김성근 감독님과 있을 때다. 내년에는 그런 좋은 기운을 받아서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가졌다. 정근우는 SK 시절이었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0.323, 0.314, 0.350, 0.305, 0.307로 5년 연속 3할을 기록한 바 있다.
↑ 정근우가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펑고 훈련을 받던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져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곽혜미 기자 |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사진을 보면서 SK 시절 이렇게 넘어졌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때 이후로는 그 정도로 얼굴이 까매지면서까지 (펑고를)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내 얼굴이 또 이렇게 됐네’ 싶어진다”며 “오늘 뭔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을 씻을 때 뭔가 쾌감,
김 감독과 재회한 정근우. 야신 캠프에 3년 만에 ‘재입대’하면서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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