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다. 3위 포항과 승점 5점차인데 남은 5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지난 27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미디어데이에서 박경훈 제주 감독의 발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1위 팀부터 3위 팀까지 주어진다. 1-2위 팀은 본선에 자동 진출하고 3위 팀은 예선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제주는 승점 50점으로 5위다. 3위 포항과는 승점 5점차다. 꽤 간극이 크다. 1경기라도 잘못 삐끗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 가운데 승점 6점짜리의 맞대결 결과가 중요했다. 때문에 1일 포항전을 무조건 잡아야 했다.
↑ 전반 25분 윤빛가람(왼쪽)의 판타스틱 골에 제주는 웃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20분에 터진 김원일의 엉덩이 골에 울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포항이 홈 이점을 갖고 공세를 펼쳤으나 제주도 김현, 황일수, 윤빛가람, 드로겟을 앞세워 맞섰다. 기회는 제주가 더 많았다. 포항의 수비는 잔 실수가 있었고, 압박도 느슨해 순간적으로 공간이 열렸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윤빛가람이다. 전반 25분 황일수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때린 게 절묘하게 휘어져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포항 골키퍼 신화용이 손을 쓸 수 없었던 환상적인 골이었다. 지난 8월 6일 상주전 이후 87일 만에 터진 4호 골이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제주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펼쳐질 수 있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전쟁에 기름을 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산산조각이 났다.
후반 20분 제주에게 한방 얻어맞았는데 포항 수비수 김원일에게 당했다. 윤빛가람 같은 그림 같은 골은 아니었다. 김승대의 슈팅이 김원일의 ‘엉덩이’를 맞고서 굴절돼 골로 들어갔다. 제주 골키퍼 김호준으로선 허탈
이후 되는 게 없었다. 제주는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배일환의 중거리 슈팅과 오반석의 헤딩 슈팅이 포항 수비진의 선방에 막히면서 불운을 삼켜야 했다. 후반 30분 유창현의 슈팅이 왼 골포스트를 맞힌 걸 제외하고는 행운은 제주의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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