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 서울의 시즌 가장 큰 목표는 FA컵 우승이다. 오는 11월 23일 성남 FC와 FA컵 결승 단판승부를 펼치는데 우승 시 꽤 의미가 크다.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우승이다. FA컵 우승 2회 이상을 한 팀 가운데 가장 오래 걸린 기다림이다.
팀에게도 중요하나 선수단 일원 모두에게도 중요하다. FA컵과 인연이 없었던 최용수 감독은 시즌 내내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1998년 유일한 우승 당시 그는 병장 신분으로 방콕아시아경기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의 맏형 차두리(34)에게도 꽤 값진 우승트로피가 될 것이다. 그에겐 서울 이적 후 처음이자 프로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더욱이 현역 은퇴와 연장을 놓고 고심하는 그에게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다.
↑ 차두리는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고심하고 있다. 성남과 FA컵 결승은 그에게 마지막 우승 도전이 될지 모른다. 2005-06시즌과 2010-11시즌 FA컵 결승을 벤치에서만 지켜봤던 그로선 더욱 투지가 불타오른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용수 감독은 차두리에게 골이 없다고 타박(?)을 했으나 가장 원하는 건 승리, 그리고 우승일 것이다.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한’이 잊혀지지 않는다.
2002 한일월드컵을 마치고 레버쿠젠에 입단한 차두리는 빌레펠트,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이상 독일), 셀틱(스코틀랜드),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여러 팀을 돌면서 우승의 달콤함을 맛본 건 셀틱 시절이었다. 2010-11시즌 스코틀랜드 FA컵, 2011-12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FA컵과 마냥 즐거운 추억만 있지는 않다. FA컵 결승 진출은 이번이 세 번째다.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2005-06시즌 DFB 포칼 결승에도 나갔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결승 무대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2005-06시즌 DFB 포칼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프랑크푸르트 0-1 패)과 2010-11시즌 스코티시 컵 결승 마더웰전(셀틱 3-0 승)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감독의 부름은 없었다. 벤치만 달구며 우승의 기쁨과 준우승의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성남과 FA컵 결승은 차두리에게 마지막 FA컵 결승이 될 수 있다. 서울은 FA컵 결승을 다시 밟는데 16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가 뛸 수 있는 첫 FA컵 결승이다.
차두리는 16강 포항 스틸러스전부터 8강 부산 아이파크전, 준결승 상주 상무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고는 상주전에서만 1장. 경고 누적에 따른 출전 정지 징계로 결승에 나가지 못
FA컵 결승은 11월 23일 오후 2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홈 팬 앞에서 첫 FA컵 결승을 뛰며 우승을 선물한다면, 차두리로선 가장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서울 선수들에겐 FA컵 우승을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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