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월드시리즈 7차전, 점수는 한 점, 2아웃에 3루에 동점 주자가 나간 상황. 투수와 감독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과 좌완 투수 매디슨 범가너는 30일(한국시간)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을 3-2로 이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9회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날 경기 5회 마운드에 오른 범가너는 9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 매디슨 범가너와 버스터 포지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美 캔자스시티)=ⓒAFPBBNews = News1 |
범가너는 “그때 긴장되기 시작했다. 누군가 제발 공을 빨리 잡아 처리해주기를 바랐다”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보던 보치도 “상대 타자는 발이 빠른 고든이기에 홈으로 들어올 수도 있었다. 빨리 누군가 공을 내야로 송구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홈런이면 역전까지 당할 수 있는 위기 상황. 그러나 범가너는 침착하게 상대했다. 그는 “상대는 공격적인 팀이기에 이번에도 공격적으로 나올 거라 생각했다. 상대 타자가 큰 걸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을 약간 높게 던졌다. 계획보다 높았는데 통했다”고 설명했다.
보치도 “약간 볼배합이 단순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범가너였다. ‘나를 이기려면 내 최고의 공을 이겨야 할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던졌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페레즈가 때린 타구는 3루 파울 구역에 높게 떴고,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이를 잡으며 우승이 확정됐다.
보치와 범가너 모두 “안심이 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했다. 범가너는 “안심도 됐고, 흥분도 됐다. 월드시리즈 7차전의 마지막 순간에 있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우승 확정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그저 아웃을 잡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경기에 임한 자세를 전한 범가너는 “믿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기복이 있었지만, 팀원들과 너무 행복했다. 이 팀의 일원이라는 것이 너무 좋다”
보치 감독은 “월드시리즈는 한 번만 우승해도 축복받은 일이다. 이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세 번이나 우승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전사들이 한 팀이 된다면 정말 놀랄 일밖에 없다. 우리 선수들은 계속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며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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