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양상문(53) 감독과 주장 이진영(34)의 기대대로 유격수 오지환(24)이 플레이오프(PO)에서 진짜 ‘미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이미 그 해법은 팀 내 동료에게 나와 있다.
오지환은 강한 책임감으로 무장해 PO에 나섰다. 자신을 ‘PO에 미칠 선수’로 점찍은 양 감독과 이진영 때문. 오지환은 PO 미디어데이 영상까지 다시 찾아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 결과는 PO 1, 2차전 수비에서 나타났다. 오지환은 무결점 수비를 넘어 신들린 호수비를 선보였다. 오지환을 향한 타구는 좌우상하를 막론하고 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강견에서 나오는 정확한 송구도 어떤 어려운 자세에서도 능수능란했다. 유지현 LG 수비코치가 더그아웃에서 흐뭇한 미소로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수비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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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오프에서도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PO 1, 2차전에서도 타격은 돌아오지 않았다. 8타석 6타수 무안타. 희생번트와 볼넷만 하나씩 기록했다. 출루율도 0.143에 머물렀고, 삼진도 3개를 당했다. 결국 2차전 타순도 9번으로 밀렸다.
오지환의 타격을 보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오지환 스스로도 “준PO 때 타격이 좋지 않아 크게 치려고 한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외야플라이라도 시원하게 한 방을 쳐야 좀 풀릴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타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오지환의 이 문제점에 대한 해법은 팀 동료인 브래드 스나이더를 보면 된다. 스나이더는 정규시즌 LG의 애물단지였다. 조쉬벨을 대신해 영입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시즌 막판에는 부상까지 겹치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 거짓말처럼 180도 변신했다. 준PO서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를 찍었고, PO에서도 홈런 1개를 더해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했다. PS 타율만 4할5푼5리(22타수 10안타, 2홈런)로 가을 남자로 거듭났다. 스나이더가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심리적 부담을 벗어던진 ‘간결한 스윙’이었다
오지환의 타격에 지금 필요한 것은 스나이더의 벤치마킹이다. 김무관 LG 타격코치는 “오지환의 타격이 지금은 부진하지만, 전혀 걱정은 하지 않는다. 한 번은 터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진영이 강조했던 “우리 팀의 비밀병기”라는 예언처럼 시리즈 판도를 좌우할 PO 3차전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까.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