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분위기가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죠.”
LG 트윈스 정신적 캡틴 이병규(9번)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애매한 표현을 썼다. 1차전 어이없는 패배에 대한 일침이었다. “NC도 그랬고, 포스트시즌은 작은 것 하나에 승패가 갈리는 것이다. 선수들도 다 보고 듣고 알고 있다. 따로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곤 이병규(9번)는 후배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LG는 1차전 뼈아픈 역전패 뒤 2차전 대승을 거둬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1차전 실수를 만회한 2차전 수비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양상문 LG 감독의 말이 정확했다. 양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1차전 패배 덕에 분위기는 더 좋아졌을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는데, 2차전 경기 내용을 보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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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PO 2차전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8회초 1사 만루에서 LG 스나이더의 좌중간 2루타때 득점을 올린 이병규 박용택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단적인 장면이 있었다. LG는 1차전 3회초 주루 미스로 기회를 날린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좀처럼 보기 힘든 선행주자 추월. 팀 분위기가 축 처질 수 있었던 치명적 실수. 그런데 다음날인 2차전. 박용택은 웃으며 먼저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이미 지난 일일 뿐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2차전 대량 6득점을 뽑았던 8회초. 1사 만루서 박용택이 적시타를 때린 뒤 이병규(7번)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해 계속된 만루 찬스. 이진영의 밀어내기 볼넷 이후 브래드 스나이더의 좌중간 2루타 때 박용택과 이병규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이때 박용택은 뒤 따르던 이병규를 향해 손짓을 하며 웃었다.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에도 둘은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전날 선행주자 추월 사건을 떠올리며 ‘조심하라’는 의미의 제스처였다. LG는 빅이닝을 만든 8회 9-1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박용택과 이병규는 그렇게 1차전 3회 악몽을 완전히 지웠다. LG 베테랑들의 여유는 팀 전체에 스며들고 있다. 양 감독이 엔트리에 제외된 두 베테랑 김선우와 임재철을 선수들과 동행하게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을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라고도 한다. LG는 준PO를 거쳐 PO 2차전까지 분위기 싸움에서 주도권을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