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데뷔 첫 포스트시즌(PS)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내야수 황목치승. 그의 헬멧에는 또렷하게 ‘6’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부상으로 PS 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한 내야수 박경수의 등번호였다.
28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LG 선수들 대부분은 자신의 헬멧에 박경수의 등번호 ‘6’을 새기고 경기에 출전했다.
↑ 부상으로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한 LG 트윈스 내야수 박경수의 등번호 6번을 새기고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내야수 황목치승.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그러나 박경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볼 수 없다. 지난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와의 최종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기 때문. 박경수는 출전 의지를 보였으나 부상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준PO에 이어 PO 27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경수는 2003년 LG에 입단해 암흑기를 고스란히 보낸 뒤 지난해 11년만의 가을 잔치 때 공익근무로 없었다. 그래서 올해 가을야구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박경수의 PS 출전은 사실상 힘든 상태다. 양상문 LG 감독은 “본인도 경기를 얼마나 뛰고 싶겠나. 선수단과 동행을 하려고도 생각했는데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합류를 시키려고 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박경수가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빈 2루수 자리는 김용의와 황목치승이 채웠다. 박경수의 부상 덕에 엔트리에 합류한 선수는 황목치승. 생애 첫 PS 무대를 밟았다. 박경수가 11년을 기다리고도 이루지 못한 꿈. 누구보다 황목치승이 선배 박경수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갖고 있다.
황목치승은 “박경수 선배의 몫까지 열심히 뛰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뒤 “박경수 선배가 현장에는 없지만 항상 선수단과 함께 싸운다는 의미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박경수 선배의 등번호 6번을 썼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LG의 진한 동료애. 목동 원정서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서 9-2로 이기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2루수 자리를 완벽히 메운 황목치승을 비롯해 LG 선수들은 박경수와 함께 신바람 나게 뛰었다.
↑ LG 주장 이진영의 헬멧에도 박경수가 있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