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김원익 기자] 동갑내기 일본 프로야구 투타 듀오의 일본시리즈 데뷔전 전략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정면 승부였다.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이 1차전 무실점 호투,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2차전 홈런의 ‘장군멍군’ 활약으로 팀 승리를 한 차례씩 견인했다.
시작은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25일 오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의 일본시리즈 1차전 9회 등판해 1이닝을 탈삼진 1개를 섞어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6-2, 승리를 견인했다.
↑ 이대호(좌)와 오승환의 일본시리즈 전략은 정면승부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옥영화 기자 |
특히 돋보였던 것은 투구 내용. 이날 오승환의 투구수 17개 중 15개가 빠른 직구였고, 나머지가 2개가 고속 슬라이더(커터)였다. 특히 마지막 상대한 타자 하세가와 유야한테는 7구 모두 직구를 던졌다. 최고구속은 153km. 2개의 고속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활용했지만 우직할 정도의 직구 정면승부로 소프트뱅크 타선을 힘 대 힘으로 찍어 눌렀다. 원래 직구의 비중이 높은 오승환이지만 1차전 구질의 88%가 직구였을 정도로 비중이 더 높았다.
시즌 초 의도적으로 일본 타자들에게 직구 위주의 승부를 했던 오승환의 모습. 과거 한국 프로야구서 활약하던 당시 중요한 경기마다 직구를 기본으로 볼배합을 가져갔던 모습들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오승환은 일본 야구 진출 이후에도 꾸준히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돌직구’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도 ‘돌직구’로 올 시즌 일본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랬기에 일본시리즈 데뷔전 전략은 역시 스스로의 공을 믿었기에 택한 ‘정면승부’였다.
이대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루 지난 26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시리즈 1호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활약을 펼쳐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는 이날 네 타석 도합 단 7구 승부만을 했다. 특히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은 모두 초구를 적극적으로 노렸다. 준비 된 이대호의 노림수였다. 이날 경기 전 이대호는 “2차전 전략은 특별한 것이 없다. 내가 준비를 하는 만큼 상대팀도 준비를 해온다”면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공 보고 공 치기’다. 두려움 없이 타석에 임하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경기 종료 후에도 이대호는 “오늘은 비슷하면 배트를 돌리려고 생각했다”면서 “타격감이 좋다기 보다는 자신감있게 적극적으로 타격에
클라이맥스 시리즈부터 꾸준히 이어진 집중 견제에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대처해 상황을 풀어가겠다는 이대호의 의지가 적중, 홈런이라는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나란히 첫 일본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동갑내기 코리안리거들의 선택은 당당한 정면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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