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빅뱅’ 이병규(31‧7번‧LG)가 ‘홈런왕’ 박병호(28‧넥센)를 상대로 4번타자 맞장 승부를 벌인다. 올 시즌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명함을 내밀기 민망한 상대.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이병규는 준플레이오프(준PO) 시리즈의 숨은 MVP였다. 이병규는 준PO 경기서 16타수 8안타로 타율 5할을 기록했다. 타점은 6개나 올렸고, 2루타 4개로 한국프로야구 역대 준PO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세웠다. ‘최경철 시리즈’가 너무 강렬해 가려진 최고 수훈갑이다.
특히 이병규는 가장 중요한 준PO 1차전과 4차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1차전 첫 타석에서 2타점 결승 2루타를 때려낸 데 이어 4차전에서는 2타점 3루타를 포함해 4안타를 폭발시켰다. 준PO 장타율은 무려 8할7푼5리. LG의 4번타자로 손색이 없다.
↑ LG 트윈스 4번타자 이병규(7번)가 플레이오프 1, 2차전 무대가 펼쳐질 목동구장서 시원한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준PO 시리즈에서 이병규가 단 하나 부족했던 것이 홈런이었다. LG는 4개의 홈런을 생산했지만, 이병규는 없었다. 목동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홈런 공장’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병규는 올 시즌 유일하게 목동구장 담장을 넘기지 못했고, 유일하게 넥센전 홈런이 없었다.
그러나 이병규는 홈런에 대한 부담은 없다. 대신 그 자리를 타격감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채웠다. 이병규는 “PO에서도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올해 목동구장 담장 너머로 공을 넘겨보지 못한 이병규. 반대로 한 번 터질 때가 됐다는 의미도 된다. LG에 좋은 모범사례가 있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는 정규시즌 부상의 한을 포스트시즌에서 한 방에 날렸다. 그 비결은 홈런
LG 주장 이진영은 “준PO 시리즈 마지막 경기서 이병규의 타격감은 최고였다. PO에서도 기대를 해도 된다”며 확실한 신뢰를 보냈고, LG 지휘봉을 잡은 뒤 이병규를 4번타자로 낙점했던 양 감독도 “이병규가 PO에서도 한 방을 터뜨려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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