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김남일(전북)의 골이 또 터졌다. 10년 마다 볼 수 있다던 그의 골이 42일 만에 또 나왔다.
10년 만의 골도 참 값졌지만 이날 골도 의미가 컸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수원전에서 후반 27분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승리로 선두 전북은 2위 수원을 승점 10점차로 벌렸다. 앞으로 2경기만 이기면 자력 우승이 확정된다.
또 하나의 값진 의미는 그의 아들이 두 눈으로 직접 처음 본 ‘아버지의 골’이었다. 2008년 태어난 김서우는 그 동안 아버지의 골을 보지 못했다. 멋진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던 지난 9월 14일 경남전에서는 아내 김보민씨만 자리했다. 아들 앞에서 골을 넣겠다고 했는데 이날 그 약속을 지켰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김남일의 가족이 자리했다.
김남일은 26일 K리그 클래식 수원전을 승리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족은 내게 항상 큰 힘이 된다. 매우 소중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 힘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 김남일(오른쪽)은 26일 K리그 클래식 수원전에서 후반 27분 결승골을 터뜨려 전북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
김남일은 “레오나르도의 킥이 워낙 좋았다. (볼이 내 앞으로 올 거라고)전혀 예상하지 않고 뛰어 들었는데 운이 따랐다”라며 “모처럼 골을 넣었는데 기분은 최고다. 흥분해서 나이답지 않게 행동을 했다”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어 “기자회견에 오기 전 (이)동국이가 ‘득점왕 경쟁에 뛰어 들겠다’라고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건 무리다”라고 전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동국은 13골로 득점 선두다. 김남일의 득점은 2골. 남은 5경기에서 해트르릭을 최소 4번은 해야 간판 골잡이를 앞설 수 있다.
전북의 우승은 김남일에게도 큰 감격이다. 프로 데뷔 이래 첫 우승이다. 전남과 수원, 인천에서 뛰었을 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김남일은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초반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젠 위기가 찾아와도 대처할 수 있는 면역이 됐다”라며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우승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냉정하게 경기를 해 좋은 결과를
김남일은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후배들과 경기장과 클럽하우스에서 거리낌 없이 지내는데 그게 큰 힘이 됐다. 경기에 못 나가고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나 그 후배들이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고 더 강해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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