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곽태휘(일 힐랄)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일단 시련이 닥쳤다. 알 힐랄은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 원정에서 쓰라린 패배를 했다. 기회는 한 번 남았다. 안방에서 ‘역전 드라마’를 꿈꾼다.
알 힐랄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턴 시드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0-1로 졌다.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울렸던 ‘호주의 신성’ 토미 유리치가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유리한 건 분명 웨스턴 시드니다. 오는 11월 2일 원정 결승 2차전에서 무승부, 혹은 유윽점 1골차 패배만 해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다. 그럴 경우, 웨스턴 시드니는 호주가 2006년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을 떠나 AFC에 가입한 이래 첫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2008년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의 준우승 이후 가장 우승에 근접했다.
↑ 곽태휘(가운데)는 25일 AFC 챔피언그리그 결승 1차전에서 알 힐랄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우승의 꿈도 산산조각이 난 건 아니다. 사진(호주 시드니)=ⓒAFPBBNews = News1 |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 곽태휘였다. 그 동안 공격은 화끈해도 수비가 안 돼 번번이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알 힐랄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곽태휘를 영입했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곽태휘 또한 2012년 울산 소속으로 우승한 이후 2년 만에 아시아 제패에 큰 ‘욕심’을 나타냈다. 한국인 선수가 소속팀을 달리 해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그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자 했던 곽태휘였다. 그런데 알 힐랄과 마찬가지로 곽태휘에게도 예상치 못한 패배였다.
알 힐랄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웨스턴 시드니는 원정 2차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다. 1-2 이상으로 1골차 패배를 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우승트로피는 웨스턴 시드니의 품에 전달된다. 알 힐랄로선 홈 2차전에서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퍽 어려운 미션인 건 분명하다. 웨스턴 시드니는 8강과 준결승에서 2골차 이상 패배를 하지 않았다. 홈 승리를 발판삼아 토너먼트에서 매번 이겼던 웨스턴 시드니다.
그렇다고 곽태휘와 알 힐랄에게 우승 확률 0%은 아니다. 웨스턴 시드니는 16강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바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성적이 신통치 않다. 웨스턴 시드니가 첫 출전부터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극강의 홈 성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알 힐랄은 ‘홈 깡패’다. 토너먼트 홈 3경기에서 7득점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했다. 3-0 스코어가 2번이었다. 조별리그에서는 2011년 챔피언인 알 사드를 5-0으로 크게 이기기도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로 2002-03시즌부터 개편된 이래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결승을 치른 건 이번이 8변째다. 앞서 7번의 결승에서 홈경기를 먼저 개최한 팀의 우승 확률이 4번으로 절반을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비롯해 우라와 레즈(2007년), 알 이티하드(2004년)는 첫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우승을 일궜다. 특히, 1차전 패배 이후 2차전 승이로 역전 우승을 한 사례는 200
확률은 낮지만 가능성 0%은 아니었다. 10년 만에 알 이티하드가 걸었던 길을 곽태휘와 알 힐랄이 걷고자 한다. 그 꿈이 이뤄질지 여부는 1주일 뒤 알 수 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