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 감독들의 수난시대입니다.
한 때는 인기와 지위가 보장된 선망의 직업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언제 잘릴지 모를 파리 목숨입니다.
야구 감독님들이 부르는 '아, 옛날이여'.
김동환 기자가 들려드립니다.
【 기자 】
1990년대 미국 대학생들을 상대로 '남자가 해볼 만한 직업'을 조사하면 오케스트라 지휘자, 항공모함 함장과 함께 야구 감독이 늘 손에 꼽혔습니다.
권한을 갖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적어도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완전 남 얘기입니다.
구단의 간섭이 많아져 감독이 팀 운영에 전권을 행사할 수 없고, 성적이 안 나오면 언제든 중도에 잘릴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옷을 벗은 감독만 10명.
최소 3년은 보장됐던 계약기간도 2년이 대세가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용희 / SK 신임 감독
- "지도자들은 공부해야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
극성 야구팬들의 실력 행사도 부담입니다.
감독 선임과 관련해 구단에 압박을 가하는 건 기본, 마음에 안 들 땐 감독을 청문회에 세우기도 합니다.
▶ 인터뷰 : 박종훈 / 전 LG 감독(2011년 8월)
-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최근 부진한 성적에도 재계약에 성공한 선동열 KIA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쇄신을 약속했지만, 릴레이 1인 시위가 벌어지는 등 성난 팬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야구 인기는 날로 높아지지만, 아이러니하게 감독은 위세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