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철의 ‘코뿔소 질주’에 홈런은 필요 없었다

[매경닷커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1차전의 영웅’ 최경철(LG 트윈스)이 또 한 번 2차전을 흔들었다. 홈런은 없었다. 이번엔 거구의 몸에서 나온 투혼이 깃든 손과 발이었다.
최경철은 지난 19일 마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영웅이다. 최경철은 1회초 결정적인 스리런포로 13-4 대승의 첫 단추를 끼었다.
22일 마산 NC와의 2차전. 또 최경철이었다. 4타수 3안타 1사구 맹타. 완벽한 수비와 질주는 역동적이기까지 했다. LG는 NC를 4-2로 제압하고 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1승만 더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 2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준PO 2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 초 2사에서 LG 최경철이 NC 바뀐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최경철은 1-0인 2회초 2사 1루 찬스서 상대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공이 몸쪽으로 바짝 붙어 어깨 쪽으로 향했다. 피해야 정상. 그러나 최경철은 미동도 하지 않고 몸에 공을 맞혔다. 첫 번째 출루였다. 추가점을 뽑지 못한 2회였으나 최경철은 몸과 출루를 맞바꿨다.
최경철은 승부처였던 4회초에는 엄청난 질주 본능을 선보였다. 브래드 스나이더의 투런포로 3-0 리드를 잡은 LG는 1사 2루 상황서 최경철이 타석에 들어섰다. 최경철은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상대로 초구 번트파울 이후 다시 번트를 시도해 절묘한 위치로 굴렸다. 이어진 최경철의 코뿔소 질주. 1루 베이스에 몸을 던져 슬라이딩까지 한 최경철은 간발의 차이로 살았다. 직후 충격을 받은 에릭의 조기강판. 역시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은 없었으나 최경철의 투혼은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최경철은 3-0인 6회말 1사 1, 2루 위기 상황서도 포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루 주자 이상호가 권희동 타석 때 3루로 기습 도루를 시도했다. 최경철은 곧바로 3루로 정확한 송구를 해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NC는 추격의 기회를 잃었다. 결과적으로 이어진 7회말 선두타자 에릭 테임즈가 솔로포를 터뜨렸기 때문에 최경철의 도루 저지가 실패했다면 테임즈의 스리런포로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LG 선발투수 우규민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도 최경철의 저격으로 건졌다.
이날 최경철은 공‧수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홈런 타자’ 최경철이 아닌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는 ‘안방마님’ 최경철로 돌아와 있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