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가을의 사나이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마산구장이 좁은 편인데 스나이더가 2~3개 홈런 쳤으면 좋겠습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기대감은 오직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향해 있었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스나이더가 포스트시즌에서 시원한 한 방을 터뜨려주길 기대했다. 양 감독이 ‘미칠 것 같은 선수’로 꼽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 2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준PO 2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 초 무사 1루에서 LG 스나이더가 에릭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후 여유롭게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스나이더도 양 감독이 장타 혹은 홈런을 원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나이더는 “알지만, 간결한 스윙에 집중하겠다. 그러다보면 좋은 타구도 나올 것”이라며 냉정한 자세를 유지했다.
우천 순연으로 두 차례 미뤄진 22일 2차전. 스나이더는 3안타가 부족했을까. 두 번째 타석에서 양 감독이 그토록 기다리던 한 방을 터뜨렸다.
이날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간 스나이더는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찬스서 타석에 들어섰다. 스나이더는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상대로 3구째 141㎞ 직구를 밀어 쳐 중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였다.
양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스나이더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편 주먹을 내밀며 기다리던 홈런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스나이더는 동료들의 격한 축하를 받으며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렸다.
LG는 스나이더의 투런포로 NC에 3-0 리드를 잡으며 완벽하게 분위기를 가져왔다. 에릭도 4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 됐다. 안정적인 중견수 수비와 함께 경기 초반 흐름을 가른 스나이더의 쐐기포에 NC의 막판 추격도 소용이 없었다. LG는 NC를 4-2로
완연한 가을의 사나이였다. 정규시즌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온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 2경기서 8타수 4안타(1홈런) 2볼넷을 기록하며 타율 5할을 기록했다. 단순한 ‘렌즈 효과’가 아닌 타격 매카니즘을 바꾼 노력과 집중력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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