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1회 무사 2루 찬스라도 번트 안 대고 선수 믿겠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8일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1회 찬스가 오더라도 번트 대신 강공으로 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19일 마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양 감독을 머쓱하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 1회초 LG 공격서 선두타자 정성훈이 2루타를 치고 나가 무사 2루 찬스가 생긴 것. 2번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2구째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결과는 3루수 플라이 아웃. “1회 번트는 없다”고 선언했던 양 감독을 ‘거짓말쟁이’로 만든 이 사건의 진실은 뭘까.
↑ 19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1사 만루 LG 박용택의 안타에 NC 중견수 이종욱이 실책을 범하며 주자들이 한베이스씩 진루했다. 득점에 성공한 오지환이 양상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희재 기자 |
양 감독은 자칫 민망한 상황으로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상황에 대해 오지환을 두둔했다. 오히려 칭찬 일색. 양 감독은 “자기 타석에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본인 의지로 시도하는 그런 번트는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상황에 타자들은 안타를 치고 타점에 대한 욕심을 낼 수 있다. 그런데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아웃이 되더라도 벤치에 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더 크다”고 설명
이어 양 감독은 “9번 이병규도 그렇고 이진영과 정성훈도 가끔 사인 없이 2, 3루 찬스를 만들려고 가끔 희생번트를 시도할 때가 있다”며 선수들의 팀을 위한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양 감독은 “1회에는 번트를 대지 않겠지만, 2회부터는 상황에 따라 사인에 의한 번트를 시도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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