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 2013년, 류현진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정착에 고무된 LA다저스는 아시아 선수 탐색에 많은 역량을 투자했다.
주된 타겟은 다나카 마사히로, 마에다 겐타 등 일본 선수였지만, 한국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몇몇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승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다저스는 오승환에 관심을 가졌지만, 결국 계약하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다저스는 오승환을 ‘7회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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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은 일본 무대 진출 첫 해 한신을 재팬시리즈로 이끌었다. 사진(日 도쿄)= 천정환 기자 |
당시에는 그 생각이 맞았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다저스와 계약한 윌슨은 18경기에서 13 2/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66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180도 뒤집혔다. 윌슨이 갑자기 다른 투수가 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꼬였다. 시범경기 등판 도중 원인모를 이상을 호소하며 내려간 윌슨은 시즌 개막 후 첫 경기를 치른 뒤 ‘팔꿈치 척골 신경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했지만, 그는 예전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성기 시절의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졌고, 결국 이것은 61경기 48 1/3이닝 평균자책점 4.66이라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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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윌슨은 전성기 기량을 보이지 못하며 실망스런 모습을 남겼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그 사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진출한 오승환은 팀의 마무리로서 제 몫을 다했다. 64경기에서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히로시마, 요미우리를
활동 무대가 다른 두 선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두 선수의 명암이 엇갈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승환을 ‘7회용’으로 평가했던 이들은 지금의 오승환을 보며 어떤 재평가를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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