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왼쪽 수비 자원은 많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전임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포지션이다.
김진수(호펜하임)의 차출 불발로 슈틸리케호 1기 왼쪽 수비 가용 가능 자원은 총 3명이었다. 홍철(수원)은 파라과이전에서 왼쪽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박주호(마인츠)가 20분을, 김민우(사간 도스)가 남은 70분을 뛰며 왼쪽 수비를 책임졌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참가와 경미한 부상으로 빠진 김진수와 2014 브라질월드컵 주전 왼쪽 수비수였던 윤석영(QPR)까지 고려하면, 왼쪽 수비수 자원은 넘친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인데 슈틸리케 감독은 그 치열함과 별개로 성에 차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2연전에서 드러난 약점 중 하나로 왼쪽 수비 옵션 부족을 들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박주호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라는 찬사 속에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무실점 전승 우승의 주역이었다. 또한, 김민우도 파라과이전에서 왼쪽 미드피더로 나서 조영철(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이청용(볼튼)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이며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스스로 “왼쪽 미드필더가 더 편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진수가 합류했다면, 코스타리카전에서 박주호와 김민우의 위치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전문 왼쪽 수비수는 홍철 밖에 없었고, 박주호와 김민우의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했다. 더욱이 박주호의 발목 부상으로 김민우까지 다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의 부상 이후 홍철과 김민우에게 몸을 풀 것을 지시했고, 교체카드로 김민우를 결정했다. 홍철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확실히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을 마친 이후 왼쪽 수비수와 관련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의 부상에 따른 옵션을 갖고 있지 않았다. 김민우를 왼쪽 수비에 뛰게 했지만 이 부분이 우리의 약점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반 42분 강력한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때렸던 김민우의 활약상이 아쉽다는 표현이 아니다. 손에 쥔 왼쪽 수비수 옵션이 부족하다고 이야기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파라과이전 같이 왼쪽 미드필더가
박주호는 발목 부상이 심각하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다. 당분간 경기에 뛰지 못한 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내달 중동 원정 합류 여부도 미정이다. 자칫 회복이 더뎌 빠질 수도 있다. 김진수가 다시 발탁을 받겠지만, 왼쪽 수비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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