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해 11월 7일, 류현진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마틴 김 LA다저스 마케팅 담당 직원의 핸드폰에 ‘1’로 시작하는 번호가 떴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인천문학구장에서 자선 야구대회를 열었다. 자신의 형인 류현수씨와 마틴, 그리고 에이전트 관계자들과 함께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를 상대했다. 처음에는 투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1회 도중 마운드에 올라 2 2/3이닝을 던졌다.
콜레티 단장은 마틴에게 ‘친선경기라면서 그렇게 공을 많이 던졌느냐’며 불호령을 내렸다. 다저스 구단이 류현진의 오프시즌 활동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오프시즌을 맞아 한국땅을 밟는 류현진. 다저스 구단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몸에 해가 되는 일은 없는지를 감시할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귀국 후 인터뷰 장면. 사진= MK스포츠 DB |
지난겨울과 마찬가지로 류현진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각종 활동을 통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야구계 인사들,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자유의 몸은 아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분이고 그의 몸이 재산인 만큼 오프시즌이라도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후안 유리베의 한국 방문도 비슷한 이유로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유리베가 류현진과 한국을 같이 방문, 광고까지 찍을 계획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으나 아쉽게도 이는 ‘없던 일’이 됐다.
한때 유리베가 한국 방문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거리가 발목을 잡았다. 유리베의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한국까지는 비행기로만 25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오프시즌 기간이라지만, 운동선수에게 이동하기는 쉽지 않은 거리였다. 여기에 디비전시리즈 탈락 이후 냉각된 팀 분위기도
평소 류현진과 그라운드 안팎에서 ‘격한 우정’을 나눈 유리베가 한국을 방문한다면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는 류현진의 모습만 보게 됐다. 쉬는 겨울에도 ‘자유의 몸’이 아닌 이들. ‘메이저리거’라는 이름이 화려한 만큼, 그에 따른 책임감도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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